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텐아시아가 ‘영평(영화평론가협회)이 추천하는 이 작품’이라는 코너를 통해 영화를 소개합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나 곧 개봉할 영화를 영화평론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이곳은 주 단위로 투숙하는 집 없는 사람들의 불가피한 대안인 것이다. 이곳에는 부모가 돌보지 않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중에는 무니도 있다. 무니는 이곳의 골목대장으로 사고뭉치이지만 미워할 수 없다. 사랑스럽다 못해 금세 동화되어버린다.
“퓨처랜드에 새 차가 왔어!” 누군가 외치는 소식에 아이들은 퓨처랜드로 달음박질친다. 아이들은 2층의 난간에 붙어 차에 침을 뱉고 욕을 하며 새 얼굴을 환영한다. 꼬맹이들이 새로운 불행을 맞이하는 방식이다. 퓨처 랜드에 도착한 최신의 얼굴은 서로 다른 피부색의 조손 가족이었다. 환영하는 무니, 스쿠티와 환영받은 젠시는 금방 친구가 된다. 그리고 곧 무니와 스쿠티의 즐거움이 젠시에게 전수된다.
두 번째는 먹방이다. 사실 프루클린 프린스가 연기한 무니는 연기의 기술이 아닌 존재 그자체로서 기적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연기는 먹방에서 특히 빛난다. 무니는 먹성 좋게 주어진(주어지지 않은 것까지도) 것들을 먹어치운다. 이 먹성은 손상될 수 없는 삶에 대한 무니의 의지이기도 하다. 무니는 아이스크림에서부터 배달된 인스턴트 음식, 리조트의 뷔페까지 자신의 앞에 펼쳐진 모든 음식을 행복하게 먹는다.
“내가 왜 이 나무를 제일 좋아하는지 알아?”
“쓰러졌는데도 계속 자라서”
무니의 먹방에 이토록 성스러운 세례를 느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유년기의 모든 죄와 원수가 씻겨나가는 기분을 느꼈다. 아름다움 속에는 슬픔이 숨어있다. 천박함 속에는 자유가 숨어있다. 아이의 얼굴에는 어른들이 비춰져있다.
개발 성황의 악의 땅에서 자란 모든 ‘어른이’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우리는 쓰러진 채로도 자랐다고 유머의 위로를 전하고 싶다.
정지혜 (영화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