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지난 3일 종영한 MBC 드라마 ‘돈꽃’에서 나모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세영/사진제공=후너스 엔터테인먼트
지난 3일 종영한 MBC 드라마 ‘돈꽃’에서 나모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세영/사진제공=후너스 엔터테인먼트
“‘돈꽃’을 찍으면서 제 한계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대선배님들과 연기하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여실히 느꼈어요. 데뷔한 지 벌써 6년이 됐지만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만한 수준’은 아직 아닌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학구열을 낼 수밖에 없었어요. 스스로 ‘재능이 뛰어난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노력형 배우’는 맞는 것 같습니다. 하하”

배우 박세영에게 MBC 드라마 ‘돈꽃’ 종영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돈꽃’에서 나모현 역을 연기한 박세영은 자신을 향한 많은 호평에도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의 성공과 주변의 칭찬에 흔들릴 법도 하지만 박세영은 거기에 만족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돌아봤다.

“이순재 선생님을 비롯해 이미숙·장혁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때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 와도 저의 내공이 부족한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한 분 한 분 찾아가 많이 물어보고 배웠죠. 다들 본인 연기에만 집중해도 바쁘셨을 텐데 제가 부탁했을 때 흔쾌히 대사를 맞춰주시고, 조언도 잘 해주셨어요.”

박세영은 2016년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장혁과 ‘돈꽃’에서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띠동갑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애틋한 러브라인을 선보였다. 박세영은 장혁에 대해 “한 마디로 배려의 아이콘”이라고 말했다.

“장혁 선배님은 우리가 선-후배 사이가 아니라 ‘동료 배우’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줬어요. 함께 호흡을 맞추는 내내 존중받고 있다는 걸 느꼈죠. 심지어 저한테 아직까지 존댓말을 쓰세요. 처음에는 제가 불편하다고 말을 놔 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선배님이 어떤 의미로 존댓말을 쓰시는지 알기 때문에 저도 많이 편해졌어요.”

“최근에는 조금 내려 놓는 법을 배웠다”는 박세영/사진제공=후너스 엔터테인먼트
“최근에는 조금 내려 놓는 법을 배웠다”는 박세영/사진제공=후너스 엔터테인먼트
안양예고를 졸업한 후 대학에서도 영화를 공부한 박세영은 남들보다 조금 늦은 스물넷에 데뷔했다. 2003년 잠깐 아역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연기 활동은 대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시작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하기에 엄청나게 끼가 많은 스타일이 아니라 데뷔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대학에 가서도 연극 공연을 하긴 했지만 학교생활에 집중했죠. 어렸을 때 잠깐 아역 생활을 하면서도 연예계는 뭔가 어른들의 세계 같고, 대단한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 하는 곳이라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대학 생활 3년 동안 고민하다가 졸업을 한 학기 남기고 스물네 살이 돼서야 뒤늦게 데뷔했습니다.”

큰마음 먹고 시작한 연기 활동이지만 현실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다. 박세영은 데뷔 초 연기력 논란을 겪기도 했다. 주연을 맡은 작품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채웠다. 한 작품 한 작품 거치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순수하게 연기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하면 할수록 힘들더라고요. 사실 완벽주의에 가까운 성격이라 혼자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슬럼프가 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내려놓는 법을 배웠습니다. ‘잘 해내야 해’ ‘실수하면 안 돼’라는 생각 때문에 정작 필요할 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내려놓기 시작하니까 연기하는 기쁨이 더 커졌어요.”

데뷔 후 주로 드라마에만 출연해온 박세영은 앞으로 영화·연극 할 것 없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녹화도 마쳤다.

“예능도 너무 좋아하고 사람들도 웃기고 싶은데, 저는 노잼(재미없는) 캐릭터인 것 같아요. 하하. 제가 나가면 저도 채널을 돌릴 것 같아서 예능에는 함부로 못 나가겠어요. 그래도 ‘아는 형님’은 즐겁게 촬영했어요. 예전에 작품을 같이 했던 (정)혜성이와 함께 나가서 그런지 훨씬 의지가 됐어요. 그리고 예능뿐만 아니라 영화도 더 하고 싶고, 연극도 하고 싶어요.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안 되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게 배우로서 큰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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