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최강 배달꾼’에서 열연한 고경표는 “연기를 하는 목적은 인기가 아니라 본질을 좇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KBS2 ‘최강 배달꾼’에서 열연한 고경표는 “연기를 하는 목적은 인기가 아니라 본질을 좇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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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진규 역 김선호와의 브로맨스도 화제였다. 갈등을 겪었지만 결국 친구가 됐는데 호흡은?
고경표: 처음 시놉시스를 볼 때부터 강수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낀 캐릭터가 진규다. 많은 성장사가 그려진 캐릭턴데, 선호 형이 너무 잘 해줘서 내가 더 뿌듯한 마음이다. 선호 형 덕분에 극 초반 시청자들을 불러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극에서 진규가 오열하면서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10. 초반에 진규의 분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강수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고경표: 강수와 단아는 에필로그를 통해 과거가 드러났다. 두 사람은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진규는 흥청망청 살았기에 성장 계기가 없던 인물이다. 때문에 그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많이 비춰져야 했다.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10. 극에서 시장상권과 대기업의 갈등이 심도 있게 그려졌다. 강수는 시장상권의 편에 서서 대기업과 맞서 승리했다.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고경표: 내가 존경하는 한 교수님이 강의에서 ‘신체의 중심은 어디냐’고 물었다. 학생들이 ‘머리’ ‘가슴’ 등 답을 내놨는데, 교수님은 ‘아픈 곳’이라고 했다. 손가락이 살짝이라도 베이면 뭘 해도 그게 신경 쓰인다는 거다. 가족의 중심은? 아픈 사람이라고 했다. 아파 누워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다른 가족들의 패턴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교수님이 ‘그럼 사회의 중심은 어디여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소외받고 차별받고 약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너무나 공감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강수를 연기했다. 각자의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나였다면’이라고 생각한다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10. 소신을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이미지 때문에 부담은 없을까?
고경표: 생각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야 하는 사회인 것이 개탄스럽다. 어떤 변화도 쉽게 되지 않는다. 젊은 세대들이 바른 인식을 갖고 살아야 다음 세대가 조금 더 나아진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촛불집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모였다. 난 배우이기 전에 사회구성원이기 때문에 많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 그런 사고가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까?
고경표: 일부러 ‘이런 메시지를 전달해야지’라는 목적으로 작품을 선택하진 않는다. 연기는 연기다.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나중에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

10. 이번 작품에서 OST에도 참여했는데.
고경표: (이 대목에서 민망한 듯 목소리가 커졌다) ‘응답하라1988(응팔)’ 친구들이 단체 채팅방에 내가 부른 ‘랄랄라’를 듣고 있다며 스트리밍 화면을 캡처해서 올렸다. 은근히 놀리는 거다. 재홍이 형이 먼저 던지면 성원이 형, 준열이 형, 보검이가 다 사진을 따라 올렸다. 아 정말! ‘최강 배달꾼’ 현장에서도 배우들이 내게 ‘안녕하세요~랄랄랄라’라고 인사했다. 촬영 쉴 때마다 누군가 내 옆에서 그 노래를 불렀다. 민망해 죽겠다.

10. 노래를 꽤 잘하던데?
고경표: 다 손본 거다. 원곡보다 키를 낮췄는데도 손을 볼 수밖에 없었다. 다신 안 할 거다. 하하.

10. 아직까지도 응팔채팅방이 유지되고 있나.
고경표: 당연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친구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줬다. ‘응팔’뿐 아니라 ‘질투의 화신’ 채팅방도 있고, ‘최강 배달꾼’ 채팅방도 생겼다. 작품을 할 때마다 채팅방이 늘어난다. 하하. 이번 채팅방엔 12명이 포함됐다. 지금까지 채팅방들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10. 계속되는 열일로 대세가 됐는데.
고경표: 처음에 연기를 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음가짐은 같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너무 감사하지만 이것에 연연하진 않으려고 한다. 연기를 하는 목적이 ‘인기’는 아니기에 본질을 좇으려고 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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