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사진=Mnet ‘아이돌학교’ 방송화면 캡처
사진=Mnet ‘아이돌학교’ 방송화면 캡처
“프로그램 종료와 동시에 걸그룹으로 즉시 데뷔하게 될 최우수 학생들은 오직 육성회원들의 투표 100%로 결정됩니다.”

지난달 Mnet ‘아이돌학교’ 출범 당시 밝힌 내용이다. 그러나 ‘아이돌학교’가 이 약속에 반하는 ‘후한 인심’으로 육성회원(시청자)들의 표심을 외면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아이돌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무대가 모두 공개됐다. 일대일 팀 배틀 형식으로 진행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승리 팀에 속한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성장 점수가 높다고 평가 받은 1인에게 ‘3단계 순위 상승권’이라는 혜택이 주어졌다. 32명의 학생 중 무려 14명이 혜택을 입었다.

이 혜택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박소명이었다. 박소명은 팀 배틀에서 승리했을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로부터 가장 발전한 학생으로 뽑히며 무려 6단계이나 순위가 상승했고, 종합 순위 6위로 데뷔조에 합류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적절한 보상은 참가자들에게 열심히 해야 할 동기가 된다. Mnet ‘슈퍼스타K’에서는 본 경연에 앞서 주어진 미션에서 승리한 참가자들에게 경연 순서를 결정할 수 있는 혜택을 줬으며, Mnet ‘프로듀스 101’에서는 각 경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연습생에게 추가 득표수를 제공, 순위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반면 ‘아이돌학교’는 ‘베네핏’을 명목으로 육성회원들의 뜻이 반영된 순위를 바꿔버렸다. 육성회원들의 표심으로 1위에 올랐던 송하영은 팀 배틀에서 우승하지 못해 무려 8계단이나 미끄러졌다. 간신히 데뷔조 마지막 자리에 턱걸이했다. 방송 전부터 데뷔조 합류가 유력해보였던 이해인은 이날 투표 결과 6위를 차지했으나 마찬가지로 팀 배틀에서 승리하지 못해 4계단 추락하며 데뷔조에서 밀려났다.

육성회원들의 투표 100%로 데뷔조가 결정된다고 말한 지 약 한 달 만에 ‘아이돌학교’는 재단의 재량으로 학생들의 순위를 바꿨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100만 표를 받든, 1000만 표를 받든 무조건 순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험을 잘 본 학생들에게 당근을 주려던 학교의 인심이 너무 후한 나머지 육성회원들의 표심에 상처를 준 셈이다.

‘아이돌학교’의 운영 방침 변경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아이돌학교’ 3회에서는 육성을 강조하던 것과 달리 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을 퇴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 논란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4회에서는 탈락한 학생들은 일반 학급으로 편입해 수업을 계속 받는다고 사실을 밝혀 주먹구구식 운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학사 운영과 관련해 벌써 세 번째 육성회원들의 지적이다. 육성회원들은 자신의 한 표로 내가 응원하는 학생들이 데뷔하기를 원한다. 학교의 운영 방침 변경으로 인해 응원하는 학생의 데뷔가 불투명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들은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처럼 ‘아이돌학교’를 보지 않는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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