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XM 임영민 / 사진제공=브랜뉴뮤직
MXM 임영민 / 사진제공=브랜뉴뮤직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의 파이널 경연이 모두 끝나고 100여 일을 동고동락한 소년들이 무대에 올라 서로를 격려했다. 최종 15위여서 아쉽게도 워너원에 들지 못한 임영민은 그날 하늘을 바라보며 울었다. 섧게 우는 모습이 방송 화면에 고스란히 나왔다.

당시의 심경을 묻자 임영민은 쑥스러운 듯 웃었다. 손자가 우는 모습을 방송으로 지켜본 할머니가 자신에게 “힘들면 가수 안 해도 된다”고 눈물을 보였다면서.

힘들고 지친 나날들이 머릿속에 스쳤고 그럼에도 무사히 프로그램을 마쳤다는 안도감이 몰려왔다. 그때 친구 김태민의 “잘 이겨냈다”는 한 마디가 자신의 눈물샘을 터뜨렸다고 임영민은 고백했다.

10. 소속사 브랜뉴뮤직에는 어떻게 들어갔나?
임영민: 힙합을 좋아하다 보니 브랜뉴뮤직은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당시에는 아이돌 보다는 힙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던 차에 브랜뉴뮤직이 아이돌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디션에 지원했다.

10. 오디션 때 무엇을 보여줬나?
임영민: 자작 랩을 하고 노래는 슈퍼주니어 규현 선배의 ‘내 맘은 어디에 두죠’라는 발라드 곡을 불렀다.(웃음) 노래는 잘한다기보다 음역대가 넓은 편이라 고음이 잘 올라간다. (김동현: 형 잘해요~)

10. 브랜뉴뮤직에 실력파 래퍼들이 많다. 직접 조언을 들은 적도 있나?
임영민: 연습생이라서 실제로 만날 기회가 있을까 했는데 한번은 산이 선배가 ‘방송은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또 한해 선배는 마주칠 때마다 웃으면서 ‘파이팅’하고 응원해줬다.(웃음)

10. 가수는 언제 꿈꿨나?
임영민: 중학교 2, 3학년 때 춤에 빠졌다. 2PM의 장우영 선배가 춤추는 영상을 보고나서였다. 다행히 부모님이 먼저 ‘춤을 춰 보지 않을래?’라고 제안하셨다. 자연스럽게 춤을 시작했고 힙합 춤을 추다가 힙합 음악에 빠졌다.

10.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도 ‘춤 선생님’으로 통했다고?
임영민: 춤을 오래 춘 편이라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안무를 습득하는 속도가 빠르다. 안무 영상을 보고 동작도 딸 수 있다. ‘나야 나’를 함께 배운 B등급 친구들의 단합이 잘 됐다. 먼저 춤을 익힌 사람이 다른 친구들을 가르쳐줬다. 저도 친구들을 가르쳐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더 빨리 배우려고 노력했다.

10. 멤버 김동현과는 ‘프로듀스101’ 시즌2 그룹 배틀 평가, 포지션 평가에서 연속으로 같은 팀을 했는데?
임영민: 그룹 배틀 평가 ‘내꺼하자’(인피니트) 때는 (당시 팀원을 뽑았던) (이)유진이 형에게 ‘동현이가 잘한다’고 추천했다. 그런데 포지션 평가 ‘보이즈 앤 걸즈(Boys & Girls)’(지코) 때는 동현이와 한 팀이 될 줄 몰랐다. 랩 포지션 곡이기 때문에 ‘어떤 래퍼 친구들이 오려나’ 했는데 동현이가 저와 같은 팻말을 들고 들어와서 당황했다.(웃음) 덕분에 저와 동현이의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임영민: 콘셉트 평가 경연 곡 ‘열어줘’다. ‘프로듀스101’ 시즌2를 하면서 느낀 게 머리를 잘 써야 한다는 거다.(웃음) 제가 원래 ‘네버(NEVER)’ 팀에 있었는데 같은 팀 친구들이 워낙 쟁쟁해서 내가 주목을 못 받을 것 같았다. 방송에는 안 나왔지만 자진해서 ‘열어줘’에 가고 싶다고 했다. 팀원 재조정 투표를 할 때 일부러 제 이름을 낮은 순위에 적었다.(웃음) 이전의 무대에서는 항상 웃고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실제 저와는 반대되는 터라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반면 ‘열어줘’는 스스로 잘 소화했다는 성취감이 가장 큰 무대였다. 우승 혜택으로 Mnet ‘엠카운트다운’ 무대에도 섰고 저희의 이름으로 음원도 발표돼 더 기억에 남는다.

10. ‘프로듀스101’ 시즌2의 100일을 함께한 김동현에게 고마운 점이 있다면?
임영민: 항상 잘 따라준다. 제가 어떤 것을 제안하면 의문을 품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동현이는 무작정 저를 따라준다. ‘내꺼하자’ 때 리더는 유진이 형이었지만 제가 춤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했다. 그때도 동현이가 제가 시키는 걸 다 잘해줬고 ‘보이즈 앤 걸즈’ 때는 먼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해줘서 고마웠다.

‘프로듀스101’ 시즌2 임영민 / 사진제공=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임영민 / 사진제공=Mnet
10. ‘프로듀스101’ 시즌2 마지막 생방송 날, 우는 모습이 화면에 비춰졌는데?
임영민: (웃음) 많이들 이야기하시더라. 너무 서럽게 울더라고. 할머니에게 방송이 끝난 다음날 전화가 왔다. 우시면서 ‘힘들면 그거(가수)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웃음) 최종 11인에 들지 못해 운 건 아니었다. ‘내가 프로그램을 잘 마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마침내 끝이 나니 해방감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그날 (김)태민이의 한 마디에 울컥했다. 태민이와는 정말 친했다. 그 친구가 프로그램 중간에 장폐색증을 앓아 하차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락을 못하고 지내다 그날 만난 거다. 저를 안아주면서 ‘수고했어. 고생했다. 힘들었지? 잘 이겨냈네’ 하는데, 평소 같았으면 낯간지러웠을 그 말이 뭉클했다. 태민이한테 고마운 것도 많았고. 잘 우는 성격이 아니라 한번 눈물이 나니까 어떻게 멈춰야할지 몰랐다. 마침 무대에 다른 연습생들이 많고 제 앞에 카메라도 없는 것 같아 시원하게 울었는데 시원하게 잡혔다.(웃음) 다행인 건 라이머 대표님이 ‘예쁘게 울었다’고 해주셔서…(일동 웃음)

10. 자신에게 힘을 주는 한 마디는?
임영민: 나를 보고 힘을 얻는다는 말. 팬레터에 그런 말을 적어주는 팬들이 있다. 그게 내게 원동력이 됐다. ‘프로듀스101’ 시즌2를 하면서 많이 힘들고 지치기도 했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 힘이 났다.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에 힘을 얻는다고 했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웃음)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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