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양세종/사진=OCN ‘듀얼’
양세종/사진=OCN ‘듀얼’
신예 양세종이 OCN 토일드라마 ‘듀얼’(극본 김윤주, 연출 이종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양세종은 정재영·김정은 등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선(善)과 악(惡)을 오가며 열연한 결과다. 이번이 단 세 번째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양세종의 존재감은 컸다.

‘듀얼’은 선과 악으로 나뉜 두 명의 복제인간과 딸을 납치 당한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복제인간 추격 스릴러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연쇄 살인마로 인해 누명을 쓴 성준(양세종)과 형사의 딸을 납치한 살인마 복제인간 성훈(양세종), 이들로 인해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형사 득천(정재영)이 복제인간의 비밀에 다가서는 과정을 그렸다.

복제인간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주로 영화에서 활약하는 정재영의 출연, 여기에 ‘보이스’ ‘터널’의 성공을 이끈 OCN이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기대작으로 손꼽혔으나 ‘듀얼’의 성적은 저조했다. 복제인간을 둘러싼 비밀을 푸는 과정이 지지부진하고 지루했다. 복제인간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추리와 복수 등 익숙한 요소로 결합했지만 이질감이 느껴졌다. 결국 지난 6월 3일 시청률 2.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한 드라마는 4회에서 2.2%의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하락했다. 방영 내내 1%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듀얼’ 양세종 / 사진=OCN 제공
‘듀얼’ 양세종 / 사진=OCN 제공
아쉬움 속에서도 가장 큰 수확이 있다면 바로 양세종이라는 배우다. 지난해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로 데뷔한 그는 ‘사임당 빛의 일기’ 이후 곧바로 ‘듀얼’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극 중 양세종은 복제인간 성준과 성훈의 1인 2역을 맡았다. 무엇보다 성준과 성훈의 성격이 극과 극으로 치닫는 만큼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려면 출중한 연기력이 필요했다. 양세종은 허술하기도 하고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성준을 통해서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서늘하고 분노로 가득한 성훈은 차가운 눈빛과 조소로 표현했다. 실제 화면에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은 전혀 다른 느낌을 안기면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여기에 양세종은 복제인간의 모체가 된 이용섭 박사까지 소화하며 폭넓은 변주를 보여줬다.

인생의 절반 이상인 12년 동안 실험실에서 복제인간 실험을 당한 성훈은 납치와 살인 등을 자행한 악인이지만 자신이 납치한 장수연(이나윤)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내면에는 ‘엄마’로 여겼던 한유라(엄수정) 박사에 대한 모성애를 갈구하는 어린 아이가 있었다. 지난 23일 최종회에서 성훈은 장수연과 성준의 목숨을 살리고 죽음을 자처했다. 마냥 착하고 당하기만 할 것 같은 성준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 용기 있는 행동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복제인간이지만 인간답게, 보통사람처럼 살고 싶었던 두 사람이 함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안타까웠다.

‘듀얼’과 별개로 양세종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듀얼이’ 종영하기도 전에 하명희 작가의 신작 ‘사랑의 온도’ 주연 물망에 올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듀얼’이 건진 최고의 수확인 양세종의 향후 활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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