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SBS ‘맨 인 블랙박스’
/사진=SBS ‘맨 인 블랙박스’
‘맨 인블랙박스’ 위험에 노출된 택시 기사들의 사연을 공개한다.

오는 7월2일 방송될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안전의 사각지대에서 잔혹한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된 택시 기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 5월 새벽, 강변북로 인근 풀숲에서 택시 한 대가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택시는 어쩌다 사고를 당했던 것일까.

그 날의 진실은 택시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고가 나기 약 15분 전, 택시에 급히 올라탄 한 승객이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욕설을 퍼붓더니 주행 중 문을 여는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조수석에 앉은 승객이 핸들을 꺾으면서 택시는 가드레일을 뚫고 풀숲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의 돌발행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친 기사를 두고 사고택시에서 도망친 승객은 자신이 택시기사에게 납치당했다며 신고까지 한 것이다. 경찰의 조사에서 그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블랙박스가 없었다면 택시기사는 자칫 납치범이라는 누명을 썼을 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블랙박스는 승객과 기사, 단 둘만이 존재하는 택시 안에서 중요한 목격자가 되고 있다.

강릉의 한 택시 안에서도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뒷자리에 타고 있던 승객이 갑자기 택시기사를 향해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승객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방 속에 있던 공구로 기사를 내리쳤다.

이 사고로 택시기사는 30년 만에 처음 운전대를 놓게 됐는데, 피해기사에게 더 두려운 건 생계 때문에 다시 택시로 돌아가야 하는 현실이다.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그는 택시 안에서 폭행을 막아줄 보호막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택시와 같이 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버스에는 승객들의 잦은 폭행을 막기위해 보호격벽을 설치하고 있다. 버스의 경우 폭행이 발생하면 다수의 승객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지난 2006년부터 운전석에 보호격벽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택시에는 폭행을 막아줄 어떠한 보호 장치도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버스보다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폭행이 더욱 잔인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경고한다. 폭행을 제지해줄 승객이 있는 버스와 달리 어떤 이도 없는 밀폐된 공간이 폭행을 잔혹하게 흐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택시 안에서의 갑작스러운 폭행을 막아줄 보호막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버스와 달리 택시에 보호격벽이 의무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 결과, 택시 안에 보호격벽을 설치할 수 없었던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한편 ‘맨 인 블랙박스’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45분에 방송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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