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김무열/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김무열은 언제 나와?”

‘대립군’ 내부 시사회 후 나온 반응이다. 김무열은 극 중 대립군의 명사수 곡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하지만 덥수룩한 수염 분장에 지저분한 옷을 입고 말끝마다 욕설을 내뱉은 곡수의 모습에서 김무열의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이렇듯 김무열은 곡수를 통해 지금까지 쌓아왔던 ‘바른 청년’ 이미지를 지워내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10.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김무열: 개인적으로 내가 출연한 작품을 봤을 때는 항상 아쉬움이 남고, 모자란 부분만 보인다. 그래도 언론시사회, VIP 시사회 반응이 좋아서 다행인 것 같다.

10. ‘대립군’ 촬영하면서 끊임없이 산을 올랐다. 고생 많았을 듯한데?
김무열: 처음에 연출부에서 산을 올라야 한다고 했을 때 배우들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감독님은 배우들 근처에도 오지 않고 모니터만 보고 계셨다. (웃음) 특히 가마를 들고 올라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속옷까지 다 젖었었다. 계속해서 산을 오르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영화를 보신 분들이 ‘정말 고생 많았겠다’라고 말해주셔서 뿌듯했다.

10. 나중에는 대립군들 의상과 분장도 실제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김무열: 제작부에서도 그렇고 연출팀에서도 대립군 팀 의자는 따로 챙겨주지도 않았다. (웃음) 의상팀에서도 아무 데나 앉아도 된다고 해서 정말 편하게 있었다.

배우 김무열/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10. 곡수는 할 말 다하는 속 시원한 캐릭터다. 대리만족도 느꼈을 듯한데?
김무열: 영화를 보면서 곡수를 통해 시원함을 많이 느꼈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답답한 광해(여진구)와 점점 변하는 토우(이정재)를 보면서 관객들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부분을 곡수가 어느 정도 풀어줄 수 있는 것 같다.

10. 곡수는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와는 달리 거칠고 남자다운 느낌이 강한 캐릭터다.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려고 했나?
김무열: 처음 감독님이 말씀하셨던게 ‘지금까지 김무열이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곡수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다. 곡수가 겉으로 보기에는 남자답고 터프한 면이 많은데 내면에는 많은 걸 감추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래서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현장에서 캐릭터를 조금씩 바꿔갔다.

10. 그래서인지 영화 속 김무열의 모습을 못 알아봤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김무열: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내부 시사회를 했을 때도 관계자분들이 ‘김무열은 언제 나오냐?’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배우로서 다른 얼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만족스러웠다.

10. 바른 청년 이미지를 깨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가?
김무열: 이미지를 깨고 싶기보다는 배우로서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은 있었다. 이미지라는 게 대중의 기대 속에서 만들어지는 거기 때문에 내가 나서서 바꿀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배우이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저절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10. 극 중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의 이정재과 호흡을 맞췄다. 실제로 만나본 이정재는 어떤 사람이었나?
김무열: 내 나이 또래 남자들에게 이정재 선배는 아이돌 같은 존재다. 작품으로만 접하다 실제로 같이 작업을 하면서 이정재라는 배우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 정말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연기하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100% 나에게 맞춰주고 기다려주고 있다는 걸 느낀 순간이 많다. 본인이 나오는 장면이 아닌데도 나를 위해 진심으로 연기해줘서 감명받았다.

배우 김무열/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10. ‘연평해전’도 그렇고 이번 ‘대립군’까지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연달아 선택한 이유가 있나?
김무열: 군대에 있을 때 ‘연평해전’ 시나리오를 받았었다. 당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도, 군인으로서도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위해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리고 ‘대립군’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시국이 이렇게 흘러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희망에 관한 작품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과 맞아떨어진 것 같다. 배우는 작품으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고, 관객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할 때 사명감이나 책임감을 크게 생각하는 편이다.

10. 그런 사명감과 책임감은 언제부터 갖게 됐나?
김무열: 내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부터 어떻게 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 대중에 사랑에 보답하려면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좋은 작품을 택하는 거로 귀결됐다.

10. 흥행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은데?
김무열: 내가 출연한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은근한 기대는 항상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완전히 목매달지는 않는다. 한 번 크게 터뜨리고 말고를 떠나서 꾸준하게 쭉 연기하고 싶다. 예전에도 얘기했듯 길게 가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