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이엘
이엘
‘삼신’의 존재감이 빛났다.

21일 방송된 tvN ‘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마지막화에서는 철 없는 여고생들에게 따뜻한 일침을 가하는 삼신(이엘)의 모습이 그려졌다.

재잘거리며 떡볶이를 먹고 있는 여고생 둘, 그중 한 아이는 김신(공유)의 충직한 부하 김우식(윤경호)의 딸로 삼신에게 산 머리핀을 꽂고 있었다. 아빠가 준 머리삔으로 친구와 아웅다웅하는 두 여고생을 예쁘게 바라보던 삼신에게 여고생들은 “뭘봐요 아줌마!”라며 위악을 부렸다.

삼신은 그런 두 어린 친구를 향해 “아가, 그맘때 다 그런거 알지만, 그맘때 꼭 안그래도 된단다, 그저 니들이 예뻐서, 어찌저리 예쁠까 본거야”라고 말했다. 이유도 모른 채 뭉클함을 느낀 여고생들은 수줍은 듯 예쁘게 웃어보였다.

이렇듯 매주 강렬한 등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엘은 레드컬러 스타일링에서 주는 압도감만큼이나 가슴을 치는 여운 짙은 대사들이 화제를 모았다. 몇 마디 하지않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그 울림의 파장이 크다.

소속사 얼반웍스이엔티의 측에 따르면 이엘은 이번 삼신 역을 소화하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인간이 아닌 신이자, 젊은 삼신부터 노파 삼신까지, 그가 보여줄 연기연령의 스펙트럼이 넓다보니 목소리, 말투, 제스쳐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주도면밀한 분석이 필요했다고. 결국 그만의 신비스러움으로 승화시키며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탄생됐다.

8화에 등장한 도깨비(공유)와 삼신의 일대일 대면 장면은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나 그 아이 점지할 때 정말 행복했어”, “행복하길 바랬던 내 아이 김신을 위해서” 등 이엘의 대사는 주인공 김신과 은탁(김고은)의 운명을 더욱 서글퍼지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11화 은탁의 졸업식 장면에서 은탁을 못살게 굴던 담임선생님을 향한 일침을 가했다. 그가 “아가 더 나은 스승일 순 없었니? 더 빛나는 스승일 순 없었어?”하던 장면 역시 도깨비의 명대사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주연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낸 이엘은 등장 인물들의 운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도, 방관하지도 않지만 자신이 점지했던 모든 이들의 불행을 같이 슬퍼하고, 행복을 빌어주는 신이자 모두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도깨비’의 독보적인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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