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요약
남편의 변호사 오주환(태인호)의 요청으로 이태준(유지태)의 혐의를 벗겨줄 단서를 찾는 김혜경(전도연). 혜경은 남편의 일로 심란한데 서중원(윤계상)은 갑작스레 음주운전·경찰 폭행 혐의로 찾아온 아버지 서재문(윤주상)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다. 재문은 자신의 사건 변호를 맡은 혜경을 들러리 취급하지만 혜경은 재문의 무혐의를 입증해낸다.
리뷰
이쯤 되면 전도연만큼이나 우리도 궁금해진다. 도대체 유지태 당신의 정체는 뭐냐고?
과거 이태준은 대쪽 같은 검사라 했다. 그런데 성 상납 녹음 영상을 전 국민이 보게 되면서 그는 추악하고 부정한 검사로 한순간에 추락했다. 감옥까지 간 이태준은 혜경에게 늘 같은 말을 한다. “난 누구한테도 떳떳해. 혜경이 당신만 빼고”라고. 혜경에게 한결같은 마음을 보여 주는 이태준을 보노라면 그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는 이태준을 믿고 싶은 마음을 심하게 동요시켰다. 이태준이 귀휴 도중 엠버(레이양)를 납치·협박한 것은 미처 생각 못 했던 일이라 소리 지르고 싶을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그토록 혜경에게 자상했던 이태준은 엠버 앞에서 180도 달라졌다. 자상함은 섬뜩함으로, 따뜻한 말투는 차가운 협박으로 돌변했다. 태준이 엠버에게 돈을 줄 테니 해외로 떠나라는 말은 그가 역시나 뇌물을 받은 후 숨긴 건가 의심하게 만든다. 태준은 엠버에게 그 짓을 한 후 아무 일 없는 듯 혜경을 보고, 중원 앞에서 어머니·아들·딸과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모습까지 보여 준다. 극과 극을 오가는 태준은 섬뜩하다 못해 두려웠다. 태준은 이제 ‘와이프를 사랑하는 악인이냐?’, ‘억울하게 누명 쓴 검사냐?’ 정체를 밝히기 앞서 뭘 해도 ‘두려운 사람’이 되었다. 감옥에 있어도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자신의 아내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납치·협박도 불사하는 인물, 그게 바로 태준이었으니까 말이다.
태준의 본색과 계략이 알고 싶은 만큼 드라마가 숨기고 있는 진실 또한 궁금했다. 처음에는 꼴통 노인으로만 보였던 재문은 로펌을 떠나면서 혜경에게 결정적인 한마디를 한다. 남편 이태준과 관련된 진실을 밝힐 힌트를 준 것이다. 아마도 이 때문에 서재문은 혜경을 처음부터 자신의 변호사로 점찍은 게 아닌가 싶다. 혜경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치매 환자 재문이 혜경에게 가장 믿을 만한 정보를 주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만, 재문 덕분에 시청자도 진실의 퍼즐 한 조각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남편 이태준은 무언가를 수사하던 중 배신을 당하고 함정에 빠졌다. 그의 주변에는 위험한 자들이 많다. 그가 가족을 지키려면 어딘가 망가질 수밖에 없다.’는 재문의 말은 왜 태준이 스캔들을 일으키고 목걸이 뇌물을 받고 망가졌는지 알 수 있는 작은 실마리가 되었다.
괴팍한 치매 환자의 말 한마디도 허투루 듣기 어려운 미스터리 음모극에 비하면 이번 회 혜경의 법정극은 재판장에서 여주인공이 툭 던진 말들이 바로 문제 해결로 이어져 맥 빠졌다. 법정 싸움이 약하긴 했어도 여전히 여주인공은 성장하고 진실의 실체에 다가가고 있다. 가정 울타리 밖으로 나와 홀로 서고 있는 혜경, 그녀는 엠버의 충고대로 망가진 태준으로부터 도망갈까? 태준을 고쳐주는 ‘굿와이프’가 될까?
수다 포인트
– 올드보이 유지태 포스 다시 나오네, 소오름 돋는 레이양 납치·협박 장면.
– 아니 왜 죄수복을 입어도 멋지냐고! 유지태 is 뭔들.
– 전도연이 때리자마자 빨개지는 유지태 뺨. 전도연 언니는 손이 맵다는 사실 알고 갑니다.
– 우리나라 법정 검사는 박도섭(전석호)밖에 없나요? 전도연이 변호하는 사건마다 전석호가 검사를 맡네요.
– 전도연에게 매번 매가리 없이 지기도 힘들 것 같은 전석호.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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