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MBC에브리원 / 사진=MBC에브리원 방송 화면 캡처
MBC에브리원 / 사진=MBC에브리원 방송 화면 캡처
여자들의 수다가 가지는 특별한 힘은 없었다.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지난 12일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은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를 표방한 프로그램답게, 1인자의 아성을 뛰어넘고 싶은 ‘잭팟 2인자’ 특집으로 진행됐다. 방송인 김일중·전 축구선수 이천수·배우 동현배·걸그룹 다이아의 정채연이 출연했다.

방송에 앞서 12일 오후에는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비디오스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자리에서 이유정 PD는 ‘라스’와의 차이점에 대해 “‘라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자들의 수다가 가지는 디테일함을 강점을 내세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첫 방송은 게스트들의 약점을 물고 뜯으며 웃음을 유발하는 ‘라스’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MC 박소현·김숙·박나래·차오루는 이천수가 군대 시절 좋아했던 걸그룹에 대해 얘기를 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이천수의 과거 연예인 연인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유부남 이천수를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 했다.

또 MC들은 방송인 김성주를 잡겠다며 프리선언을 한 김일중에게 진행 중인 프로그램 개수를 집요하게 물으며 김일중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정채연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갑작스럽게 ‘코밍아웃(코 성형을 고백)’하기는 했지만, MC들과 게스트들의 수다가 ‘라스’를 넘어설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고 보이진 않았다.

‘프로불편러’가 아닌 이상 충분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유쾌한 독설이었지만, 이런 대화들 속에서 ‘라스’에는 없다는 디테일을 찾기는 힘들었다.

‘라스’가 음악 무대를 보여준다면, ‘비디오스타’는 제목답게 유쾌한 영상을 제공하는 ‘실검 비디오방’ 코너를 선보였다. 이 코너에서 정채연은 카메라를 남자친구 삼아 애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이어 정채연은 김일중의 후각에 굴욕을 맞이했다. 눈을 가린 김일중이 정채연의 정수리에 코를 댄 후 “쩐 내가 난다”고 고백한 것. 읏음은 유발했지만 어딘가 어수선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MC들은 ‘라스’의 독설가 김구라 못지않은 자신감 넘치는 진행을 이어갔고, ‘옛날 사람’ 박소현은 “빨간 불이 켜지면 쳐다보게 된다”라며 카메라를 빤히 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신선함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 말미 네 MC는 말했다. “또 만나요. 꼭이요”. 이는 ‘라스’가 9년째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제발”이라며 방송을 마치는 모습과 겹쳤다. ‘비디오스타’가 ‘라스’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지만, 그와는 또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안방극장에 오래 남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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