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박유천이 30일 고개를 숙이며 서울 강남 경찰서로 입장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박유천이 30일 고개를 숙이며 서울 강남 경찰서로 입장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눈은 퀭했고, 허리는 굽었다. 초췌한 몰골이었다.

성폭행 혐의로 네 차례 피소된 박유천이 30일 오후 6시 27분께 서울 강남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색 차량을 타고 매니저 2명과 변호사 1명을 대동했다. 경찰 측은 박유천을 성폭행 고소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애초 오전 10시에 부르려 했지만 현재 공익근무 중인 박유천 측이 출석 연기를 요청해 시간이 변경됐다. 현장에서는 수많은 취재진이 모여 장사진을 이뤘다. 그가 등장하자 수많은 플래쉬 세례가 터졌다.

사회복무요원인 만큼 짧은 머리와 함께 검정색 상·하의를 입은 박유천은 “우선 많은 분들게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이후 맞고소와 팬들에게 전할 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았다. 박유천은 고개를 숙인 채 황급히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박유천은 지난 10일 강남의 한 유흥업소 직원 A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A씨는 지난 4일 강남의 한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했다. 이후 16일과 17일 박유천에게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세 명의 여성이 박유천을 추가로 고소했다.

경찰은 이날 소환조사에서 박유천의 구강세포를 채취해 A씨가 증거로 낸 옷가지에서 나온 남성의 DNA와 대조하는 작업과 함께, 성관계 과정에서의 강제성 여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성관계 대가로 돈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된다. 현장에 상주한 경찰은 “조사가 몇 시간이 진행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언제 끝날지 장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첫 번째 고소 여성 A씨는 15일 “강제성이 없는 관계였다”며 박유천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지만, 경찰은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20일 박유천 측은 A씨와 남자친구, 사촌오빠 등에 대해 공갈 및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때문에 이날 소환조사 이후에도 향후 몇 차례에 걸쳐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측은 박유천 사건에 12명의 전담팀을 꾸렸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인 만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유천은 현재 서울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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