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워낙 현장을 사랑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안성기: 엽사 무리가 재밌었다. 또 조진웅도 리드를 잘하지만, 권율도 보통 재미있는 친구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엽사 박병훈도 무지무지 재미있다. 나는 엽사 무리를 쫓아가는 입장이라 항상 떨어져있는데, 엽사 팀은 자기들끼리 재미있다. 시간나면 돌던지기 내기하고.
그리고 오징어를 요즘에는 많이 안 먹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무지무지 많이 먹었다. 요즘에는 턱근육이 발달된다거나 치아가 상한다고 해서 많이 안 먹는 것 같은데… 가끔씩 오징어를 쏜다. 이번에도 세 번 쐈다. 나중에는 구리 수산시장에 가서 사와서 먹으면서 밤 촬영을 오래간만에 신나게 했다. 힘들어도 먹으면 즐거워진다.
10. 늘 새로운 이미지, 캐릭터를 찾는 이유가 궁금하다.
안성기: 촬영에 들어갈 지는 시나리오를 읽는 동안에 대부분 결정이 된다. 그 캐릭터를 인물化 하게 되고 상상력이 생기면 그 작품을 해야 한다. 이번 영화는 작년에 이우철 감독을 만나 받은 건데 ‘정말 이런 행운이 나에게 오다니’라고 할 정도로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금까지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가장 액션이 많았던 영화다. 젊었을 때는 액션을 안 하다가. (웃음) ‘내가 그래도 많이 준비됐고 노력해왔구나, 결실을 맺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따. 이제 더 험한 것도 충분히 하겠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들의 섭외 요청이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하고 있다.
10. 많은 역할을 했지만 악역은 별로 안한 것 같다.
안성기: 이상하게 악역은 시나리오가 안 들어오는 편이다. 들어와도 ‘이게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역할이 많았다. 결국 시나리오 속 배역이 나를 얼마나 설득을 했느냐, 얼마나 나를 감동시켰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지금까지 요청 들어온 악역은 내가 설득당하지 못해서 거절한 것이었다.
10.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선배로서 그 친구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인가.
안성기: 한국 영화의 힘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조연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영화의 완성도를 굉장히 많이 높여주고 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뭐 저렇게 잘하나?”하고 골똘히 보게 되는 경우도 있고. 우리 엽사들도 아주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해내서 영화의 긴장감을 살려줬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주연 배우만 연기를 잘해도 됐었는데, 지금은 보조 출연자들도 학습이 많이 돼서 잘하는 것 같다.
10. 한예리와는 두 번째 호흡이다.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안성기: 연기 호흡은 너무 좋았다. 한예리가 ‘양순’이라는 인물에 너무 집중하고 몰두해서 흐트러진 모습이 전혀 없었다. 나도 완전히 양순이가 된 것 같은 한예리에게 너무 믿음이 가서 기성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었다. 몇 번을 말했지만, 진짜 가벼워서 고마웠다. 하하.
10. 혹시 예능에 출연할 의향은 없는가.
안성기: 그런 생각은 없다. 물론 ‘런닝맨’에 나왔지만, 가만히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게임처럼 콘셉트가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 나간거다. 영화는 만들어진 상황 속에서 내가 들어가서 하면 되고 NG도 있다. 만족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여유와 기능이 있다. 하지만 TV는 그 순간이 지나가 버리면 끝이다. 영화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나는 한 템포 늦는다.
10. 한국의 해리슨 포드, 리암 니슨이라는 애칭도 있다.
안성기: 같은 세대라서 리암 니슨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 외국에서는 숀 코네리처럼 나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들도 많은 활동을 하는 영화가 기획, 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는 그런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나 자신도 이 영화를 하면서 가만히 따져보니까 가장 많은 액션을 한 영화다. 이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 그렇게 좀 더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나이가 있는 배우들도 활발하게 찍을 수 있는.
10. 인위적이지 않고 아름답게 나이를 먹고 있는 배우라는 느낌도 든다.
안성기: (세월의) 흔적들은 잘 남아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 자체도 연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언가를 말해주는 것들이 있다. 배우는 (주름도) 잘 간직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10.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겠는가.
안성기: 나는 배우하고 싶다. 무조건. 하지만 배우로 태어나도 빛을 못 보면 너무 힘들다. 배우로서 인정을 받고 하고 싶은 작품을 할 수 있으면 나는 배우만큼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10. 배우의 어떤 것이 매력적인가.
안성기: 매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만남을 가지는 것. 새로운 배우, 스태프, 장소를 만난다. 여기 저기 새로운 여행을 다니는 거다. 그런 일이 또 세상에 어디있나 싶다.
10. 요즘 한국 영화계에 이슈가 많다.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전한다면.
안성기: 가장 중요한 것은 촬영 현장에서 촬영하는 그 순간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순간에 우선 순위를 두지 않고 다른 일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자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놓치게 된다. 생명력을 잃게 되고, 원하는 것도 못할 것이고, 인정을 못 받게 되는 부분도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한결같아야 한다. 아무리 주변 환경이 바뀌어도 그것만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등한시하고 사람 자체가 변하게 되면 얼마 안 있다가 본인이 그 일을 당하게 된다.
10. 마지막으로, ‘사냥’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영화의 매력은.
안성기: 추격전에서 느껴지는 긴박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의 변해가는 모습이다. 평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욕심이 생겼을 때 서로의 목숨을 뺏을 수 있고, 굉장히 쉽게 광기까지 몰아칠 수 있는 모습과 인간의 잔인함도 느꼈으면 좋겠다. 또 하나가 기성의 심리다. 큰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 ‘양순’이라는 소녀를 챙기면서 살리면서 하면서 자신의 고통도 하나씩 없어지면서 결국에는 양순이에게 고마운 감정을 느끼는 커다란 사랑의 이야기도 어우러졌다. 관객들이 모두 느끼셨으면 좋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10. 워낙 현장을 사랑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안성기: 엽사 무리가 재밌었다. 또 조진웅도 리드를 잘하지만, 권율도 보통 재미있는 친구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엽사 박병훈도 무지무지 재미있다. 나는 엽사 무리를 쫓아가는 입장이라 항상 떨어져있는데, 엽사 팀은 자기들끼리 재미있다. 시간나면 돌던지기 내기하고.
그리고 오징어를 요즘에는 많이 안 먹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무지무지 많이 먹었다. 요즘에는 턱근육이 발달된다거나 치아가 상한다고 해서 많이 안 먹는 것 같은데… 가끔씩 오징어를 쏜다. 이번에도 세 번 쐈다. 나중에는 구리 수산시장에 가서 사와서 먹으면서 밤 촬영을 오래간만에 신나게 했다. 힘들어도 먹으면 즐거워진다.
10. 늘 새로운 이미지, 캐릭터를 찾는 이유가 궁금하다.
안성기: 촬영에 들어갈 지는 시나리오를 읽는 동안에 대부분 결정이 된다. 그 캐릭터를 인물化 하게 되고 상상력이 생기면 그 작품을 해야 한다. 이번 영화는 작년에 이우철 감독을 만나 받은 건데 ‘정말 이런 행운이 나에게 오다니’라고 할 정도로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금까지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가장 액션이 많았던 영화다. 젊었을 때는 액션을 안 하다가. (웃음) ‘내가 그래도 많이 준비됐고 노력해왔구나, 결실을 맺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따. 이제 더 험한 것도 충분히 하겠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들의 섭외 요청이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하고 있다.
10. 많은 역할을 했지만 악역은 별로 안한 것 같다.
안성기: 이상하게 악역은 시나리오가 안 들어오는 편이다. 들어와도 ‘이게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역할이 많았다. 결국 시나리오 속 배역이 나를 얼마나 설득을 했느냐, 얼마나 나를 감동시켰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지금까지 요청 들어온 악역은 내가 설득당하지 못해서 거절한 것이었다.
10.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선배로서 그 친구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인가.
안성기: 한국 영화의 힘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조연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영화의 완성도를 굉장히 많이 높여주고 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뭐 저렇게 잘하나?”하고 골똘히 보게 되는 경우도 있고. 우리 엽사들도 아주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해내서 영화의 긴장감을 살려줬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주연 배우만 연기를 잘해도 됐었는데, 지금은 보조 출연자들도 학습이 많이 돼서 잘하는 것 같다.
10. 한예리와는 두 번째 호흡이다.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안성기: 연기 호흡은 너무 좋았다. 한예리가 ‘양순’이라는 인물에 너무 집중하고 몰두해서 흐트러진 모습이 전혀 없었다. 나도 완전히 양순이가 된 것 같은 한예리에게 너무 믿음이 가서 기성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었다. 몇 번을 말했지만, 진짜 가벼워서 고마웠다. 하하.
안성기: 그런 생각은 없다. 물론 ‘런닝맨’에 나왔지만, 가만히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게임처럼 콘셉트가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 나간거다. 영화는 만들어진 상황 속에서 내가 들어가서 하면 되고 NG도 있다. 만족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여유와 기능이 있다. 하지만 TV는 그 순간이 지나가 버리면 끝이다. 영화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나는 한 템포 늦는다.
10. 한국의 해리슨 포드, 리암 니슨이라는 애칭도 있다.
안성기: 같은 세대라서 리암 니슨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 외국에서는 숀 코네리처럼 나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들도 많은 활동을 하는 영화가 기획, 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는 그런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나 자신도 이 영화를 하면서 가만히 따져보니까 가장 많은 액션을 한 영화다. 이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 그렇게 좀 더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나이가 있는 배우들도 활발하게 찍을 수 있는.
10. 인위적이지 않고 아름답게 나이를 먹고 있는 배우라는 느낌도 든다.
안성기: (세월의) 흔적들은 잘 남아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 자체도 연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언가를 말해주는 것들이 있다. 배우는 (주름도) 잘 간직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10.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겠는가.
안성기: 나는 배우하고 싶다. 무조건. 하지만 배우로 태어나도 빛을 못 보면 너무 힘들다. 배우로서 인정을 받고 하고 싶은 작품을 할 수 있으면 나는 배우만큼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10. 배우의 어떤 것이 매력적인가.
안성기: 매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만남을 가지는 것. 새로운 배우, 스태프, 장소를 만난다. 여기 저기 새로운 여행을 다니는 거다. 그런 일이 또 세상에 어디있나 싶다.
10. 요즘 한국 영화계에 이슈가 많다.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전한다면.
안성기: 가장 중요한 것은 촬영 현장에서 촬영하는 그 순간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순간에 우선 순위를 두지 않고 다른 일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자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놓치게 된다. 생명력을 잃게 되고, 원하는 것도 못할 것이고, 인정을 못 받게 되는 부분도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한결같아야 한다. 아무리 주변 환경이 바뀌어도 그것만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등한시하고 사람 자체가 변하게 되면 얼마 안 있다가 본인이 그 일을 당하게 된다.
10. 마지막으로, ‘사냥’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영화의 매력은.
안성기: 추격전에서 느껴지는 긴박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의 변해가는 모습이다. 평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욕심이 생겼을 때 서로의 목숨을 뺏을 수 있고, 굉장히 쉽게 광기까지 몰아칠 수 있는 모습과 인간의 잔인함도 느꼈으면 좋겠다. 또 하나가 기성의 심리다. 큰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 ‘양순’이라는 소녀를 챙기면서 살리면서 하면서 자신의 고통도 하나씩 없어지면서 결국에는 양순이에게 고마운 감정을 느끼는 커다란 사랑의 이야기도 어우러졌다. 관객들이 모두 느끼셨으면 좋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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