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줄 요약
이영원(박원숙)은 문정아(나문희)에게 딸 순영이 가정 폭력에 시달려왔음을 알린다. 사위와 만나고 기분이 좋았던 김석균(신구)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 석균은 사위의 학교에 찾아가 사위를 두들겨 패고, 그의 차까지 부수고 경찰서로 잡혀간다. 성추행을 당한 어린 딸에게 도리어 화를 냈던 석균이 가해자였던 사장 아들을 응징했고 결국 직장을 잃기까지 한 이야기가 드러난다. 예나 지금이나 딸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못하고, 진심은 묻은 채 순영과 돌아선다.
리뷰
이제껏 보인 석균의 모습은 아내에게 막말을 일삼고, 돈 앞에서 특히나 꼬장꼬장하며, 교수 사위의 존재에 자존심을 세우는 디마프의 짜증 유발자, 최고 밉상 캐릭터라고 해도 될 법했다. 그래서 딸 순영의 가정 폭력이 밝혀지면 정아의 속앓이 정도만 예상했지, 석균은 괘념치 않거나 딸 편은 들어주지도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디마프’의 밉상 석균에게 맞은 뒤통수는 몹시도 얼얼했다.
딸의 가정 폭력을 안 석균의 폭발은 굉장했다. 사위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로 찾아가 인정사정없이 패고, 차를 시원하게 부숴버린다. 석균의 놀라운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위에게 도리어 당하고, 다친 자신의 얼굴을 사진 찍는 석균의 치밀함이 또 드러난다. 사위와의 순간을 녹음하고 있었던 것. 사위가 자신에게 반격하며 폭력을 인정한 말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석균의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성추행을 당한 딸에게 도리어 화냈지만 사실 그는 그 나쁜 사장 아들을 흠씬 때렸었고, 결국 직장도 잃게 됐던 것. 세월이 흘러 이 이야기를 들었다는 박완(고현정)의 내레이션은 압권이다.
“나는 물었다. 그렇게 직장까지 잘렸으면서, 아버지로서 도리를 다했으면서 왜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 못했느냐고. 그리고 그때 왜 그 진실을 말 안했냐고. 아저씨 대답은 간단했다. 자신은 그 시대 남자들이 다 그랬듯 자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법을 배운 적 없고 그리고 진실이고 뭐고 무슨 말을 할 게 있냐고.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순영언니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인생이란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다는 걸, 죽어서도 뜨거운 화해가 가능하다는 걸 나는 그때 알았다”
그저 얄밉고, 정말 꼰대 같은 석균에게도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부모의 마음이 있었다. 석균 역시 평범한 아버지였다는 것을. 말하지 못한 그의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 눈물샘이 고장 난 듯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을 많은 자식들에게 디마프는 또 슬픔을 안겨준다. 정아는 요양원에 있는 자신의 엄마를 찾아가고, 함께 간 바닷가에서 엄마는 숨을 거둔다. 정아네 모녀의 모습은 바닷가에서 뛰노는 난희(고두심)-완 모녀와 대조를 이뤄 씁쓸했고, 난희, 완 뿐만 아니라 언젠가 누구에게나 다가올 모습이기에 더 시리게 다가왔으며, 담담하게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정아의 모습 또한 긴 여운을 남긴다.
수다포인트
-성재(주현)아저씨 어장 관리 하는 거예요?
-‘꼬마’가 왠지 잘 어울리는 희자(김혜자)와 충남
-충남 이모(윤여정)네 훈훈한 조카들 자주 나와 주세요.
-나쁜 사위X! 다음 주에 시원한 복수 꼭 보고 싶습니다!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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