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배우 서현진 /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서현진 / 사진=텐아시아 DB
서현진의 힘이다.

tvN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이 배우 서현진의 ‘열연’에 힘입어 수많은 ‘보통녀’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안기고 있다. 지난 2일 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로 시작한 드라마는 4회까지 단 한 차례도 시청률 하락을 허용치 않았다. 4회 방송은 4.2%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도 단연 화제다. 16일 CJ E&M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또 오해영’은 콘텐츠 파워 지수(CPI)에서 MBC ‘일밤-복면가왕’ ‘무한도전’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인기 요인에는 서현진이 있다. ‘또 오해영’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인생이 꼬인 여자 오해영(서현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사이에서 벌어진 동명 오해 로맨스를 다룬다.

서현진은 결혼 전날 파혼을 당한 기구한 여성의 모습을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며 그려내고 있다. 탱고 노래에 맞춰 홀로 춤을 추는 ‘한(恨’)을 품은 모습부터 코가 빨개질 때까지 술을 마시고, 팔이 부러지고 코피가 터지는 등 ‘원맨쇼’의 대가다. 그러나 그저 코믹한 것만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예쁜’ 오해영과 비교됐던 그는 알게 모르게 상처를 지녔다. “질투하면 지는 거다. 난 이런 일로 상처 받지 않는다”고 자신을 달랬다. 속앓이를 해왔던 그는 파혼의 상처 역시 혼자서만 삼킨다. 오해영을 그저 코믹한 캐릭터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 과정서 서현진의 물오른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은 수많은 ‘오해영’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박호식 CP는 16일 오후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진행된 ‘또 오해영’ 공동인터뷰에서 “‘삼총사’ PD가 ‘서현진 대박이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유심히 봤다. 그런데 캐스팅을 한 뒤 작가와 내가 생각했던 오해영과는 톤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지금보다 더 낮은 톤의 오해영을 원했다. 그런데 서현진의 연기를 보고 ‘서현진표 오해영’이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며 “편집본을 보다가 연기가 물이 올랐다, 이 이상은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감정을 복합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만족스럽다”고 서현진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현진은 “나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어느 순간 ‘안 됐다’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를 해왔다. 캐릭터를 사랑하게 된 순간이다”며 “소시민적인, 불쌍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그런 캐릭터가 이해가 잘 된다. 마음도 끌린다”고 털어놨다.

서현진 / 사진=tvN 제공
서현진 / 사진=tvN 제공
여느 여배우들과 달리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그는 “만취 연기를 할 때가 제일 재미있다. 마구 풀어져서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 비결은 없다. 아주 즐기면서 평소에 못했던 걸, 해보고 싶었던 거를 하고 있다”고 능숙한 만취 연기 비결을 털어놨다.

오해영이 상상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친숙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해영 작가가 섬세하고 꼼꼼하게 스토리를 다뤄주고 있다. 오해영은 아주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모두 그렇게 살고 싶어 한다. 대리만족을 안기는 것 같다. 촬영하면서 ‘용감해, 어쩜 이렇게 용감해’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오해영은 측은지심이 들기도 한다. 기구한 사연이 많다. 전혜빈 언니와도 얘기를 했는데 오해영이 예뻐보이는 이유는 안쓰럽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연민에 약하다. 안쓰러우니까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봐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현진은 대본의 힘을 꼽았다. 대본을 읽고 싶어서 아침에 눈이 벌떡 떠졌다는 것. 서현진은 “그런 대본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잘 소화해내고 싶다. 모든 스태프들이 아주 노련한다. 정말 나만 잘하면 되는 현장이다. (인기는) 모두 그 분들의 공이다”고 덧붙였다.

서현진은 新로코퀸이 됐다. 김선아, 황정음, 신민아 등의 뒤를 잇는 로코퀸이 됐다는 말에 서현진은 민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잘하고 싶어서 부담감이 크다. 우리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를 가장한 멜로다. 진득하니 사람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 그걸 정말 잘 다루고 싶다”면서 “허투루 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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