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피리부는 사나이’ 14회 2016년 4월 19일 화요일 오후 11시
다섯줄요약
주성찬(신하균)과 여명하(조윤희)는 피리부는 사나이 윤희성(유준상)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13년 전 뉴타운 철거 사건 당시 피해자였던 여명하는 윤희성이 이와 연관돼 있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라고 생각해 최면까지 감행한다. 그 결과, 윤희성의 정체가 밝혀진다. 윤희성은 당시 피해자들을 몰아세우던 전경이었다. 실질적인 피해자가 아닌 원치 않은 가해자가 된 그는 젊은 시절 자신을 가해자로 만든 권력자들을 심판하려 한 것이었다. 결국, 윤희성은 뉴스를 통해 자신이 피리부는 사나이임을 밝히고 체포된다.
리뷰
반전이었다. 윤희성이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반전은 이미 한차례 충격을 주며 밝혀진 상황. 그러나 더 큰 반전이 있었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된 이유가 더 큰 충격을 준 곳. 피리부는 사나이 윤희성은 피해자가 아니었다. 자신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어찌 됐든 그는 가해자였다. 반전 그 자체였다.
윤희성은 13년 전 뉴타운 철거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것이 맞았다. 그러나 여명하가 어렵게 기억해낸 윤희성은 전경의 모습을 한 채 피해자들을 몰아세우고 있었다. 명령으로 인해 그는 가해자가 됐고, 자신의 신념과 다른 상황 앞에서 괴로워했다. 이때 윤희성의 눈에 들어온 사람이 어린 여명하. 원망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명하에게 윤희성은 큰 죄책감을 느꼈다.
이후 윤희성은 여명하에게 약속했다. 기자가 돼서 꼭 당시의 피해를 세상에 알리겠노라고. 여명하를 비롯해 피해자의 아픔을 위로해 주겠노라고. 권력자들을 심판하겠노라고.
그러나 기자가 된다고 해서 이 부패한 세상이 쉽게 바뀔 리는 없었다. 결국, 현실 앞에 윤희성은 피리부는 사나이가 되어야 했다. 물론 피리부는 사나이가 된 뒤에도 윤희성의 뜻이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결국 현실은 윤희성을 폭주하게 했다.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알고 권력의 더러움을 심판하려 한다고 해서 쉽게 변할 세상이 아니었다.
윤희성은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직접 밝히고, 자신이 희생하는 쪽을 택했다. 아무 죄 없는 사람이 가해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 그렇다고 가해자의 잘못을 덮어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곧 현실이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결국 이러한 아이러니한 현실을 전하기 위해 윤희성의 반전을 숨겨 놓았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가해자라는 반전이 시청자들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수다 포인트
-유준상의 진짜 정체, 피리부는 사나이보다 더 큰 반전
-원치 않았지만, 가해자가 된 가해자, 피해자라 할 수 있을까
-가해자를 심판하는 가해자. 잘못된 것을 아는 자가 현실에선 과연 몇이나 될까
-유준상의 마지막 눈빛 연기가 다 했네요.
최재은 객원기자
사진. tvN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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