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언터쳐블01
언터쳐블01
힙합 듀오 언터쳐블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2009년 ‘텔 미 와이’, ‘잇츠 오케이’ 등 달달한 사랑을 담은 곡으로 사랑 받았던 시절일까. 군 제대 후 2013년 ‘배인(VAIN)’으로 음원차트를 휩쓸었던 시기일까. 언터쳐블은 때마다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진짜 전성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슬리피가 MBC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로 ‘슬좀비’ 수식어를 낳았고, 디액션은 첫 솔로 싱글 ‘체키라잇(Check it out)’으로 자신의 음악색을 드러냈다. 동시에 슬리피 또한 ‘쿨밤’, ‘기분탓’ 등 밝은 색의 솔로 음악을 선보였다.

어찌 보면 언터쳐블은 예능과 가요 그리고 힙합을 넘나드는 총천연색의 팔레트를 만들고 있다. 디액션은 “짬짬이 나온 결과물들이다. 앞으로 우리 둘이 어떤 음악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했다. 각각의 솔로 활동으로 마련한 팔레트로, 언터쳐블이 다시 그릴 그림이 기대된다.

10. 먼저 디액션에게 묻겠다. 솔로 첫 싱글 ‘체키라웃’이 발표됐다. 소감이 어떤가.
디액션 : 앨범이라는 게 노래를 만드는 순간, 벌써 과거형이다. 지난 일이고. (웃음) 언터쳐블을 준비하면서 시간 남을 때 짬 내서 준비하는 개인적인 것이었다. 솔로곡을 10곡 이상 만들 계획이다. 그 중간에 한 곡 먼저 공개하는 것이다. 사실 기대감을 만족시킬만한 피드백이 없어서 아쉽다.

10. 슬리피는 디액션의 솔로곡을 어떻게 들었나.
슬리피 : 가이드할 때부터 발매하기 전에 들었다. 뮤직비디오가 마음에 든다. 뮤직비디오 찍을 때 공연을 갔다가 뉴욕에서 그냥 찍은 뮤직비디오다. 일부러 찍으러 간 것은 아닌데 공연을 간 김에 찍어보자고 해서 찍게 된 것이다. 감성이 뉴욕이랑 잘 어울렸다.
디액션 : 원래 그 노래 뮤직비디오를 찍을 생각이 없는데 그 노래를 들으며 뉴욕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때 같이 간 회사 직원에게 앵글도 직접 잡아주고, 이 각도로 찍어야 된다고 위치로 잡아주고 그대로 찍었다. 뮤직비디오 감독인 셈이다. (웃음).

10. 디액션은 솔로곡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디액션 : 그냥 나를 ‘체키라웃’ 해달라는 것이었다. 노래 설명을 할 때 어떤 내용을 설명하는 게 창피하다. (웃음)

10. ‘여전히 쿨한데 핫해’라는 문구가 많이 등장하던데.
디액션 : 나는 새끈하다?
슬리피 : 섹시하고 근사하다!
디액션 : 섹시한 근육을 가졌다? (웃음)
디액션
디액션
10. 슬리피는 ‘기분탓(feat. 백아연)’, ‘이태원역 2번출구(feat. 베이식)’ 등 솔로곡을 발표했다. 솔로곡들이 디액션의 솔로색과 차이가 있다.
슬리피 : 우리가 데뷔한 지 8~9년차가 됐는데 둘이서 좋아하는 음악이 약간 다른 부분이 있었다. ‘기분탓’의 경우, 음악을 듣고 백아연 씨가 떠올랐다. 내가 예능에 출연하면서 예전보다 조금 알려졌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 중에서 밝은 쪽 음악을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 중에 대중적인 것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어두운 쪽도 좋아하는 음악이 있는데, 워밍업처럼 발표한 곡들이다.

10. 슬리피는 백아연, 베이식 등과 작업했다. 디액션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디액션 : 매드소울차일드 진실, 퓨어킴 등 약간 에이미 와인하우스 같은 느낌의 보컬이 좋다. 요즘 그런 색깔의 보컬리스트가 많아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
슬리피 : 난 씨엘이랑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10. 이참에 서로의 솔로에 대한 칭찬을 해보자.
디액션 : 행복하고 기분 좋은 노래 부르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인지도도 생겨야 감정이 와 닿고,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막연하게 행복한 노래를 부르면 와 닿지 않는다.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뮤지션으로서 슬리피처럼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진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멋진 것 같다.
슬리피 : 디액션은 멋진 플로우와 극에 달하는 박자, 음표로도 그릴 수 없는 레이백이 있다. (10. ‘체키라웃’ 가사 아닌가?) 진짜 한국에서 레이백을 제대로 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힘들다. 그게 웬만해서는 노력으로서 되지 않는데 디액션은 잘한다. 또 최근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된 시점이 됐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원래 어렸을 때는, 특히 군대 가기 전과 후로 나눴을 때 시키는 음악을 했던 느낌이 있었다. 디액션 솔로가 나오면서 점점 색깔을 찾아가고 있지 않나 싶다.
디액션 : 사실 뭔가 혼자 해야지 결심하고 활동하는 느낌은 아니고, 짬짬이 나온 결과물들이다. 앞으로 우리 둘이 어떤 음악이 나올지 궁금하다.
슬리피 : 조금 더 멋있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10. 지난 해 활동했던 ‘크레파스’ 경우도 언터쳐블의 또 다른 색깔이었다.
슬리피 : ‘크레파스’ 트랙 같은 것은 그 색깔이 유행했다. 어떤 팀이라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래퍼들의 그런 게 있다.
디액션 : 사실 ‘크레파스’도 힙합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가요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10. 디액션이 생각하는 ‘가요’와 ‘힙합’의 정의는 뭔가.
디액션 : 티가 나는 의도성이다. 너무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 남이 써준 이야기가 가요라고 생각한다. 힙합은 진짜 자기 이야기다.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경우도.
슬리피 : 진정성의 유무겠지. 사랑 노래도 진정성을 담겨서 부르면 된다. 난 ‘배인’ 같은 경우도 사람들이 가요라고 하는데 되게 힙합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성이 있으면 된다.
디액션 : 진짜 자신의 사랑 노래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에서 멈춰야 하는데 ‘아, 여기서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겠지?’라며 발음을 좀 더 강하게, 쌍시옷 발음으로 해본다고 생각한다든가 그게 의도성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10. 힙합 열풍이 계속 되고 있고, ‘쇼미더머니’ 시리즈도 인기가 있는데 사실 언터쳐블은 옛날 힙합 그룹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디액션 : 요즘은 누구랑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고, 크루나 단체 같이 많은 것을 꾸미는 시대가 됐다.
슬리피 : 나는 크루를 만들 것 같다. 베이식이나 EXID의 LE, 딘딘, 빅트레이 등등 예전 지기펠라즈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슬리피
슬리피
10. 슬리피의 ‘진짜 사나이’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많이 힘들겠다.
슬리피 : 사실 처음에는 예능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다. ‘라디오스타’도, 한 번 나가볼래 물어서 해볼게요 라고 나간 거고, ‘진짜사나이’도 그렇게 시작됐다. 예능을 하면서 사람들이 알아봐주시고 그러니까 좋더라. 부모님도 좋아하신다. ‘진짜사나이’ 덕분에 건강이나 체력도 좋아졌다. 밥도 많이 먹으려고 하고, 초코우유도 많이 줄였다.
디액션 : 이 친구가 대신 초코맛 프로틴을 먹는다. (웃음)

10. ‘슬좀비’라는 슬리피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큰 화제가 됐다.
슬리피 : 나는 원래 정신력이 없다. 포기도 잘하고. ‘진짜사나이’에서 생겼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얼차려 받는 것이 싫어서 거기서 좀 생겼다. ‘진짜사나이’에 대한 애정을 느낀다. 좋게 생각하면 돈 내고 경험할 수 없는 그런 거니까. 힘든 것을 해내면 보람이 확실히 있다. 힘든 것을 알아봐주니까 더 힘을 낸다.

10. 가장 힘들었던 부대가 있나?
슬리피 : SSU랑 해병대. 다른 부대와 차이가 엄청 나다. SSU 촬영하고 나서 육군 유격 훈련을 갔는데 솔직히 SSU보다 안 힘들었다. 거의 다 잘했다. 점점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MBC에서는 슬리피가 캐릭터를 잃어가고 있다는 후문이 있다. (웃음)

10. 해병대 특집에서 슬리피 캐릭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슬리피 : 계속 못한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나도 내가 못하는 모습을 보기가 싫다. 계속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낫지. 잘 안 되니까 너무 힘들다. 더 열심히 잘하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욕 그만해주세요!
언터쳐블
언터쳐블
10. 언터쳐블의 2016년 활동 목표가 있다면.
슬리피 : 아직 우리의 색깔을 못 만든 건 같다. 그게 제일 목표다. 하나만 잘 되도 그게 색깔이 되는데 좋은 음악 만들어서 색깔을 칠하고 싶다. 음원성적도 좋았으면 좋겠다. 돈을 생각안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또 그만큼 우리 음악을 많이 들어준다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 예능도 예능이지만, 가수로서 좀 성적이 좋았으면 좋겠다. 각자 솔로도 잘 되고.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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