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비너스
오 마이 비너스

KBS2 ‘오 마이 비너스’ 14회 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김영호(소지섭)는 힘겨운 재활치료를 이어간다. 강주은(신민아)이 너무나 보고 싶지만, 건강해질 때까지 참기로 한다. 주은이 보고 싶을 때마다, 어려서 수술 후에 하던 대로 뜨개질을 한다. 주은에게 걸어줄 목도리는 그렇게 완성된다. 다시 일년 후 크리스마스 그리고 영호의 생일날, 주은과 영호는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한다. 영호의 집에서는 친구들과의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주은과 영호는 “편하고 따뜻한 밤”을 맞는다.

리뷰
영호는 불굴의 의지로 일어섰고 걸었고 드디어 주은 앞에 나타났다. 이 드라마는 사실 이날 가장 본질적인 이야기에 도달했다.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던 남자가, 어떻게 해서 ‘재활’이라는 힘겨운 과정을 견뎌냈는지를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가 하필이면 한 여자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있으며, 그의 본업은 하필 세계적 트레이너이자 의료지식으로 무장한 전문가다. 의료법인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최첨단 의료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 동시에, ‘사랑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해 ‘기적’을 만들었다는 그 과정을 보여주어야 했다. 어쩌면 14회만에 본격적으로 풀어야 하는 ‘헬스 로맨스’의 알맹이였을 수도 있다. 그런데 재활과정보다는 ‘말’로만 설명하는 데 치중하며 1년을 건너뛴 느낌이다.

이날 분량의 상당량은 주은과 영호의 내레이션으로 채워졌다. 그것도 특정 책의 특정 페이지를 보여주면서 읽는 식으로 말이다. 그 구절에 대해서도 사실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둘은 결별한 사이가 아니지 않은가. 그저 ‘우는 모습 보기 싫다’ 혹은 ‘건강해지면’을 이유로 면회를 거절한 게 ‘생이별’의 명분이었다. 실연의 구절들을 펴놓고 눈물을 쏟으면, ‘실연’의 아픔이 되는가. 이 둘은 내내 한 번도 헤어진 적 없음을 강조하고 있는데 말이다.

영호의 투병의 순간들에 왜 주은은 함께하지 못했을까. 많이 안타까운 부분이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난 다음엔 특히 더 함께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주은이 병실에서 침상 곁에 앉아 이것저것을 챙겨주는 ‘환상’ 장면이야말로 실상 가장 자연스러운 연인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정겹고 따뜻했다. 왜 그런 장면들로 채워지지 못했는지 아쉬울 뿐이다. ‘섹시’를 강조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을 다 놓치고 간 것은 아닐까.

수다 포인트
-김영호식 인사.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담.” 그렇긴 하군요.
-“세상에… 천지신명이시여.” 외할머니의 외마디에 감사와 감격이 묻어나네요.
-이런 ‘카톡체 대사’도 소지섭이 하면 심쿵. “오/마이/비너스”, “나랑/ 연애하는/ 강주은!”

김원 객원기자
사진. KBS ‘오 마이 비너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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