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_패밀리
달콤살벌_패밀리
MBC ‘달콤살벌 패밀리’ 10회 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죽은 줄 알았던 손세운(김원해) 대표가 나타난다. 윤태수(정준호)와 백기범(정웅인)은 귀신이라도 본 듯 기함하고 만다. 손대표는 ‘무마’ 조건으로 10억을 제시하며 기범에게 돈을 가져오지 않을 경우 사진을 이도경(유선)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한다. 성민(민혁)과 현지(민아)는 미니콘서트를 함께 준비하기로 한다. 영화 ‘두 얼굴의 사나이’ 공개 오디션의 날은 오고, 배역을 따기 위한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다.

리뷰
드라마의 축은 어느새 영화 ‘두 얼굴의 사나이’ 준비과정으로 완전히 옮겨갔다. 사실 거의 모든 등장인물과 사건들은 ‘충심 영화사’와 이 영화 제작에 깊이 관련돼 있긴 하다. 그러나 공개 오디션을 준비하는 요즘 상황은 그야말로 ‘학예회’를 방불케 한다. 각자의 절박한 사연들과, 그래서 반드시 배역을 따내거나 배역을 못 따게 말려야 하는 이유들은 잘 설명돼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번 주 전개는 이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데 치중했다.

왜 이 영화가 이 사람들에게 중요한지는 알겠다. 그러나 극적이지는 않다. 시청자에게는 갈수록 드라마가 자기들끼리만의 극중 세상으로 가버리는 느낌이다. 초반의 성격 설정이나 극심했던 갈등 관계들도, 영화 준비와 제작이라는 ‘대의명분’ 속에 본의 아니게 봉합돼 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그토록 방황하던 성민과 은옥(문정희)의 첨예한 갈등도 일회성 이벤트처럼 넘어갔다.

이제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은옥의 합격인 것 같다. 출생의 비밀마저 삼켜버린 ‘영화’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한 배에 태웠다. 그래서 순항 중인 것일까. 지금 영화 준비를 걷어내고 나면 이 드라마에 남는 요소는 무엇일까.

‘공개 오디션’이 이날 열리긴 했다. 대단히 성황리에 벌어진 듯이 드라마의 중심을 차지해 버렸다. 그러나 이 공개 오디션을 이끈 것은 특별출연한 ‘윌리 안’(오정세) 감독이었고, 장시간에 걸친 ‘실제 오디션’을 보여준 셈이 되고 말았다. 정작 코믹과 긴박함이 사라진 채 극이 중심을 잃고 지루하게 펼쳐지고 말았다. 시청자에게 ‘공개 오디션’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가 배역을 따내는가가 뭐 그리 중요할까. 등장인물들의 원래의 역할이 잠시 중단되고, 극이 점점 허공에 뜬 느낌을 주는데 말이다. 설마 정말 하려던 이야기가 ‘두 얼굴의 사나이’의 제작보고회는 아닐 테니 말이다.

손세운 대표가 살아 돌아왔다. 극 초반을 ‘살벌’하게 만들었던 그 ‘시체’가 살아 돌아와 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전혀 무섭지가 않다. 이 중요한 극적 사건은 왜 이렇게 아무런 효과를 주지 못하는 평범한 등장이 돼버렸을까. 너무 힘을 준 것일까? 예고편에서 다 보여주다시피 돼버려서 김이 샌 걸까? 극 초반 암매장과 굿판까지 벌이며 공포를 자극하던 손대표의 존재는, 이제 ‘돈 10억’을 협박하는 사기꾼에 불과해졌다. 혼자 등장할 때는 나름 코믹하던 서형사마저, 손대표와 한패임이 밝혀지자 지루해지려고 한다. 반전의 반복이 주는 역효과인가.

수다 포인트
-밀회를 방해당한 오여사가 회장님을 따돌리고 말합니다. “우리 편하게 작업에 집중해요.”
-“태수야. 너 개털에 흙수저인 거 아니까, 금수저 기범이 잘 꼬셔봐.” 환생(?)한 손대표는 돈독 오른 물귀신일까요.
-서형사님의 공범 본색. “인생은 모 아니면 도, 재수 대가리 없으면 빽도!”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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