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풍선껌’ 1회는 이미나 작가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는 스토리와 김병수 PD의 감각적인 연출이 어우러진 흡인력 있는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높은 공감 지수를 이끌어내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동욱과 정려원의 ‘시너지 케미’가 빛을 발했다. ‘풍선껌’을 통해 무려 12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이 옥신각신 실랑이와 묘한 설렘을 넘나드는 ‘남사친’과 ‘여사친’의 모습을 완벽하게 살려냈던 것. 달달한 로맨스 연기부터 코믹까지 넒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두 사람이 척척 들어맞는 호흡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렘과 웃음 동시에 선사하며, ‘로코 커플’의 만남을 증명해낸 셈이다.
더욱이 이동욱은 여성들의 로망인 ‘남사친’ 한의사 박리환 역으로 변신, 뭇 여성 시청자들의 심장 박동수를 높였다. 극중 박리환(이동욱)은 연락이 뜸한 ‘여사친’ 김행아(정려원)의 안부를 시종일관 챙기는가 하면, 급기야 방송국까지 찾아가 김행아에게 직접 한약을 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라디오 방송을 듣고 김행아의 결별 사실을 알게 된 박리환은 김행아를 찾아가 자기에게 비밀로 한 사실을 따져 묻는가 하면, 김행아가 ‘전남친’ 강석준(이종혁)의 집에 팔찌를 놓고 왔다고 하자 대신 가지러 가겠다고 나서는 등 든든한 ‘남사친’의 면모를 보였다.
정려원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성격’의 라디오 PD 김행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강석준과 이별 후 홀로 슬픔을 묵묵히 삼키면서 겉으로는 늘 웃고 있는 김행아의 성격을 고스란히 표현해내며, ‘보호 본능’을 제대로 자극했던 것. 특히 김행아가 라디오 방송 중 죽겠다는 학생 청취자의 사연에 “저는 엄마가 없어요. 다섯 살 때 돌아가셔서. 아빠도 돌아가셨고”라며 “전 어제 헤어졌어요. 또 혼자예요”라고 웃음 뒤 숨겨왔던 자신의 외로움을 고백하며 위로를 건네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짠하게 했다.
더불어 이종혁은 ‘완벽주의 차도남’ 강석준에 100% 부합한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석준은 최연소 본부장 포스가 물씬 느껴지는 첫 등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는가 하면, 연인 김행아의 결별 통보에도 “나중에 얘기하자”라고 짧은 대답을 할 만큼 시크한 무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희본은 유명 재벌가 3세이자 치과의사 홍이슬 역을 맡아, 꾸밈없는 수수한 외모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런가 하면 1회 방송 말미에는 정려원의 ‘남사친’ 이동욱과 ‘전남친’ 이종혁이 맞대면하는 모습이 담겨 긴장감을 선사했다. 박리환이 강석준(이종혁)의 집에 팔찌를 두고 왔다는 김행아의 말을 듣고, 대신 팔찌를 찾으러 강석준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갔던 것. 강석준과 마주한 박리환은 자신을 제지하는 강석준에게 “그러는 그 쪽은 뭐했습니까? 애가 혼자 짐 나르는 동안, 뭐했습니까?”라고 독설을 쏟아냈고, 이후 불꽃 튀는 눈빛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기면서, 앞으로의 극 전개에 관심을 자아냈다.
정시우 siwoorain@
사진제공. ‘풍선껌’ 방송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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