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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정시우 기자]왜 갑자기 하시마섬일까. 아니, 왜 이제서야 하시마섬일까라고 하는 게 맞을게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들이 일본 하시마섬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 모델 미즈하라 키코와 류승완 감독이 덩달아 이목을 끌고 있다.

29일 방송된 ‘무한도전’ 방송 말미 공개된 예고에는 하하와 유재석이 일본 하시마섬을 찾아가는 모습이 공개됐다. 군함도라고 불리는 하시마섬은 일본 나가사키에 위치한 섬이다. 지난달 5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하시마섬은 한 때 활발한 탄광산업으로 일본 근대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곳이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인들이 강제징용돼 강제노역을 해야 했던 공포와 상처의 섬으로도 꼽힌다. 하지마섬에 강제 징용돼 갔던 한국인 중 현재 생존자는 단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석(95), 김한수(98) 등으로 고령의 할아버지들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일본의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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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일본 모델 미즈하라 키코가 이곳서 찍은 인증샷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미즈하라 키코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하시마섬에서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 영화 ‘진격의 거인’에 출연한 키코는 영화 촬영 장소였던 하시마섬에서 동료배우들과 함께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국내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를 두고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은 그녀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기 때문. 키코에게 역사의식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친한파 연예인으로 알려져 온 그녀의 행동에 적지 않은 국내 팬들이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하시마섬과 얽혀 이야기 되고 있는 또 한명의 인물은 류승완이다.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은 하시마섬을 배경으로 한 영화 ‘군함도’. 영화는 군함도에 주요 인사가 강제 징용되자 그를 구출하기 위해 미국 OSS요원과 독립군 등이 투입돼 징용자들을 탈출시킨다는 내용을 그린다. ‘부당거래’ ‘베테랑’에서 류승완 감독과 호흡을 맞춘 황정민이 출연을 최종 조율 중이다.
류승완감독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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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천만 돌파 관련 인터뷰에서 “베테랑’에 영감을 준 진짜 베테랑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힘썼던 선생님, 불이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간판 전문가, 열악한 현장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애쓰는 소방관, 범죄와 싸우며 사우나에서 잠자기를 밥 먹듯 하는 일선 경찰들, 비리와 맞서기 위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 이외에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존경을 표합니다.”라고 밝혀 적지 않은 감동을 안긴바 있다.

‘베테랑’을 통해 돈과 권력의 갑옷 입은 자들에게 통렬한 일침을 가한 류승완이 우리 역사의 슬픈 페이지로 기록 돼 있는 하시마섬을 어떻게 영화로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무한도전’ 캡처, 키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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