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
tvN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
tvN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 5화 2015년 7월 25일 토요일 오후 9시 45분

다섯줄 요약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의 5회전의 탈락자를 결정하기 위한 게임이 진행됐다. 이번 회의 메인매치는 ‘충신과 역적’으로 6명의 플레이어가 충신, 3명의 플레이어가 역적이 되어 게임을 진행했다. 메인매치 결과, 정체가 탄로나 패배하게 된 역적 팀의 김경란과 김유현이 탈락후보가 되어 데스매치에서 맞붙게 됐다. 데스매치 종목으로는 ‘인디언포커’가 선택되었고 게임 결과 김유현이 다섯 번째 탈락자로 결정됐다.

리뷰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 5화는 장동민이 전체를 지배하고 편집이 살려낸 회라고 할 수 있다. 제작진은 메인매치 초반부에서는 ‘셜록’ 뺨치는 관찰력으로 충신과 역적을 가려내는 김경훈의 시각을 따라가고, 후반부에서는 왕이 된 장동민의 선택과 김경란의 정체에 초점을 맞추어 마피아게임의 진수를 보여주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이러한 편집의 힘이 아니었다면 시청자들은 초반에 이미 승부가 결정나버린 메인매치에 끝까지 몰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메인매치가 한쪽으로 빠르게 기울어버린 것은 역적을 맡은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의논할 기회를 주지 않고 초반부터 배신을 유도하는 발언을 끊임없이 했던 충신 플레이어들의 작전이 유효했기 때문이었다. 또, 패턴화되어 있는 숫자 배열에서 바로 원주율을 유추해낸 플레이어들의 감과 역적 플레이어들을 정확하게 가려낸 장동민의 놀라운 관찰력과 촉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메인매치를 아쉽게 만든 것은 역적 플레이어 세 사람의 조합이었다. 이들은 모두 능숙하지 못한 연기로 인해 금방 정체가 탄로나버렸고, 이 때문에 게임의 판세를 뒤집을 만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답답한 플레이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원주율을 외우고 있음을 밝혀버리고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최정문의 실착도 아쉬운 부분이다.

승부의 추가 이미 기울어져버린 상황에서 역적 플레이어 셋의 선택은 모두 달랐다. 김경훈에 의해 어이없이 정체가 탄로나버린 김유현은 아예 공개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는 못했지만 자신 이외의 역적 플레이어들이 이후에 플레이하기 유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한 선택이었다. 또 다른 플레이어인 김경란은 초반부 장동민이 배신의 기회를 주었지만 끝까지 연기하는 방향을 택했다. 반면 코너에 몰린 최정문은 장동민의 제안을 받아들여 배신을 선택했다.

‘더지니어스’는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플레이어들이 서로 다른 방식을 통해 살아남는 곳이다. 그리하여 상대편이 아닌 우리편이 함께 이기는 것을 추구하고 신뢰를 통해 생존해나가는 김경란 같은 플레이어에게 배신이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지만, 더 이상은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최정문은 배신만이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 여기고 그것을 택하였다. ‘더지니어스’라는 세계는 승리를 위해서는 절도와 폭력 외의 그 어떤 방법도 사용가능한 곳이며, 심지어는 배신을 유도하고 권하기까지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은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달려있을 뿐, 배신 여부를 두고 잘잘못을 논할 수는 없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이번 회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플레이어들이 보다 더 흥미진진한 메인매치를 만들지 못해서이지, 그들이 ‘배신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는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플레이어들은 방법이 달랐을 뿐, 모두가 각자 살아남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며, ‘더지니어스’란 원래 그러한 세계라는 것을 시청자들 또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더지니어스’라는 세계 또한 ‘인간사회’이기에 다른 플레이어의 배신에 원망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 또한 당연하다. 최정문에 대해 서운한 기색을 드러낸 김경란의 태도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이 전혀 이해 못할 감정은 아니다. 최정문 또한 배신한 뒤에 따라오는 결과를 스스로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작진이 이번 회의 마지막에 “팀을 위해 헌신한 자는 죽고 팀을 배신한 자는 살아남았다”고 말한 뒤 “각인된 이미지는 오래갈 것”이라 평한 것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예고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탈락 문턱까지 갔다 돌아온 김경란과 최정문의 앞으로의 대결과 갈등이 ‘더지니어스’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동안 큰 활약을 하지 못했던 두 여성 플레이어가 이번 회를 계기로 치열한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수다포인트
– 홍진호 씨와 숫자 ‘2’는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 원주율 백 자리를 재미삼아 외우는 사람이 바로 여기 있었군요.
– 장동민 씨가 “어때? 정문아”할 때 소름이…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tvN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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