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니어스](https://imgtenasia.hankyung.com/webwp_kr/wp-content/uploads/2015/07/2015071908573816175.jpg)
다섯줄 요약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의 네 번째 탈락자를 결정하기 위한 게임이 진행되었다. 이번 회의 메인 매치인 ‘생선가게’는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플레이어들이 가격경쟁을 하여 가장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여느 때처럼 장동민-오현민 연합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였던 메인매치는 예상 외로 이준석과 연합한 최연승의 승리로 끝나고 탈락후보가 된 오현민은 데스매치 상대자로 임윤선을 선택하였다. 두 사람은 ‘같은 숫자 찾기’ 게임에서 맞붙었고, 그 결과 임윤선이 탈락자로 결정됐다.
리뷰
‘더 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 4화는 그야말로 한방이 있는 회였다. 제작진은 메인매치에서 누구보다도 기민하게 움직이며 다른 플레이어들을 배신해나가는 오현민과 전략상 그와 함께 하는 장동민의 2인 연합(이하 장-오 연합)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장-오 연합이 판을 흔들며 메인매치 전체를 주도해가는 것은 ‘더 지니어스4’의 이전 회차는 물론 지난 시즌3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화면이다. 이번에도 장-오 연합의 흐름대로 가는 싱거운 메인매치가 되는구나 싶을 때 반전이 일어났다. 실은 이들과 같은 전략을 갖고 있었던 비밀 연합이 두 팀(최연승-이준석, 김유현-김경훈)이나 있었던 것. 이에 따라 메인매치의 최하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최연승이 다크호스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우승자가 됐고, 반면 승리를 자신했던 오현민은 최하위자가 되어 탈락 후보가 됐다. 장-오 연합의 완벽한 패배인 것이다.
장동민은 자신들의 연합이 게임에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욕심이 과하다’는 유일한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이번 메인매치에서 장-오 연합이 실패한 것은 그들의 욕심이 과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들이 패배한 것은 그들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다고 함부로 ‘확신’하고 승리를 ‘장담’했기 때문이다.
‘더지니어스4’는 지난 시즌들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모여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함께 게임을 해보거나, 혹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상대방을 판단하게 되는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경험을 해봤기에 다른 플레이어의 장단점을 알 수 있지만, 반대로 ‘이 사람은 이럴 것이다’는 선입견 또한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최연승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혹은 ‘김경훈은 이유 없이 판을 흔들어놓는다’와 같은 여러 가지 선입견들 때문에 이들이 각각 비밀 연합을 만들어 움직이는 것을 미처 경계하지 못하였고, 이들은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게임을 자신의 흐름대로 풀어나갔다. 시즌3의 ‘과일가게’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김경훈에게 당했던 것은 그것이 1회였기 때문에 아직 그를 파악하지 못해서였다면, 이번에는 플레이어들이 다른 이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패배하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최연승과 김유현은 배신하지 않을 인물이라고 쉽게 믿어버린 우를 범하였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은 이 두 사람과 시즌3를 함께 경험한 바 있는 장동민과 오현민 두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이 전략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착각하였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가정조차 하지 않았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계산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지나친 자신감이 바로 이들이 패배하게 된 원인이었다.
‘더지니어스4’의 모든 플레이어는 이미 ‘더지니어스’라는 세계를 학습하고 경험했다. 1회에서 제작진이 ‘같은 방법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오 연합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 연합은 장동민의 말처럼 정치, 두뇌 등 게임에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 그 존재가 노출돼 있다. 오랫동안 공고한 관계를 유지해왔기에 누구나 이들이 연합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회에서 김경훈이 연합할 플레이어로 이들이 아닌 김유현을 택한 것 또한 그 때문이다.
물론 지난 시즌 장동민과 오현민이 둘만의 연합을 통해 시즌 전체를 지배하다시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이번에도 통하리라고 확신하는 순간 패배는 예정돼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더지니어스4’는 이전과 같은 듯 보이지만 또 다른 세계이기에 이전에 승리한 자가 또다시 승리하리라는 법도, 이전에 패배한 자가 또다시 패배하리라는 법도 없다. 그 누구도 쉽게 장담해서는 안 되는 세계가 바로 이곳, ‘더지니어스4’인 것이다.
수다포인트
– 오랜만에 팽팽하게 진행된 데스매치, ‘그랜드파이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대결이었어요.
– 이번에도 탈락자는 시즌2 출연자가 되었네요. 유일한 생존자인 홍진호 씨는 과연?
– 지난주에는 킹 슬레이어였던 김경훈 씨, 이제 정말 킹 메이커가 되실 생각인가요?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제공. tvN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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