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복면가왕'
MBC '복면가왕'
MBC ‘일밤-복면가왕’ 13회 2015년 6월 28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다섯줄 요약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에게 도전하는 새로운 복면가수 8명의 대결이 시작됐다. ‘소녀감성 우체통’과 ‘회식의 신 탬버린’의 대결에서는 1표 차이로 ‘소녀감성 우체통’이 승리했고, ‘오 필승 코리아’와 ‘일타쌍피 알까기맨’, ‘장래희망 칼퇴근’과 ‘저 양반 인삼이구먼’, ‘사모님은 쇼핑 중’과 ‘내 칼을 받아라 낭만자객’의 대결에서는 각각 ‘오 필승 코리아’와 ‘장래희망 칼퇴근’, ‘내 칼을 받아라 낭만자객’이 승리했다. 대결에서 패한 ‘회식의 신 탬버린’은 개그맨 고명환, ‘일타쌍피 알까기맨’은 가수 이기찬, ‘저 양반 인삼이구먼’은 다이나믹듀오의 개코, ‘사모님은 쇼핑 중’은 배우 문희경으로 밝혀졌다.

리뷰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그 정체와 관계없이 가창력만으로 3연승을 거뒀다. ‘복면가왕’은 이제 더 이상 순수한 노래실력만으로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보여준 것 이상의 놀라움을 선사하기 어려워졌다. ‘복면가왕’은 자칫‘클레오파트라를 이겨라’가 되어 버릴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이에 제작진은 노래실력으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를 가왕의 자리에서 끌어내릴 이를 찾는데 몰두했다. ‘복면가왕’을 ‘나는 가수다’화 하기 보다는 애초의 기획 의도, 즉 ‘복면을 통해 편견을 벗기고 진정성 있는 노래를 전달’하는 목표에 충실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이번 회에서 정체가 밝혀진 네 명의 복면가수는 가수가 본업인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도 있었다. 심지어 가수로 데뷔했었다는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도 존재했다. 이렇게 다양한 이들이 조합을 이루어 복면을 쓰고 한 무대에서 똑같이 경쟁했다. 바로 여기서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의미가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누구나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리하여 쉽게 그 정체를 알아챌 수 있었던 이기찬과 같은 전문가수도 출연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래퍼인 개코가 혼자서 오롯이 노래 한 곡을 라이브로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중년배우 문희경이 열정적인 노래를 선보였다. 수십 년을 배우로만 활동해왔던 배우 문희경이 강변가요제 대상 출신이었음이 알려졌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의외의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 프로그램이 ‘복면가왕’이기에 가능했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처럼 범접할 수 없는 가창력으로 시청자를 감동시키는 이가 있는가하면, 그만큼 압도적인 가창력은 보여주지 못했다하더라도 노래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감동을 주는 이들이 있었다. 제작진은 양쪽 모두를 ‘복면가왕’ 무대에 세웠다. 개그맨 고명환은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뒤 뮤지컬이라는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연습하고 기다리던 끝에 ‘복면가왕’이라는 기회가 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복면가왕’은 노래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그 열정을 보여줄 무대를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선보일 기회를 줬다. 이것은 그저 시청자의 예상을 벗어난 인물을 찾기 위한 제작진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덕분에 시청자는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의 진심이 담긴 무대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복면가수들 역시 주말 황금시간대에 자신이 꿈꿔왔던 무대를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것이 바로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만이 가질 수 있는 가치였다.

수다포인트
– 김성주 씨, 자꾸 스포일러 하시면 안 됩니다.
– 가왕전용 대기실에서 무대를 시청하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굉장히 즐거워 보이네요.
– 김구라 씨, 턱은 무사하십니까?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MBC ‘복면가왕’ 방송화면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