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음악에 빠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경험이 있는가? 노래가 종일 귓가에 맴돌고 입 밖으로 튀어나와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가? 완벽하게 취향을 저격해 한 시도 뗄 수 없는 음악, 때문에 ‘일상 파괴’라는 죄목으로 지명 수배를 내리고 싶은 음악들이 있다.

당신의 일상 브레이커가 될 이 주의 음반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피제이
피제이
사건명 워킹(WAKIN`) vol.1
사건일자 2015.06.20
용의자 피제이(PEEJAY)
첫인상 피제이는 그간 다른 사람의 앨범에서 더 쉽게 이름을 발견했던 프로듀서 겸 가수다. 십 수년 간의 경력을 가진 뮤지션 답게 피제이의 앨범에는 화려한 래퍼 군단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피제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중심을 이어간다.
추천트랙 ‘아이 겟 리프티드(I Get Lifted)’.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은 랩을 맡은 빈지노의 활약이다. 그는 한국어 발음의 끊어지는 분절 속에서 독특한 플로우를 만들어 낸다. 그 뒤에는 브라스 세션을 활용한 편곡이 눈에 띈다. 즉흥성이 가미된 브라스 연주는 곡의 내용과도 일맥상통해 듣는 재미를 가미한다.

엘사코프
엘사코프
사건명
아름다운 나의 신부 OST
사건일자 2015.06.20
용의자 엘사 코프 (Elsa Kopf)
첫인상 OST의 진화는 어디까지 일까? 유명 작곡가와 인기 가수들을 섭외하는 것에 모자라 이제는 외국 가수를 참여시키기에 이르렀다. 프랑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엘사 코프는 대본을 보고 직접 가사를 쓰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제작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추천트랙 ‘데이스 앤 문스 (DAYS and MOONS)’. 한마디로 고급지다. 욕심을 부리지 않은 멜로디와 편곡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동시에 깊이 있는 엘사 코프의 보컬은 개별 곡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인다. 외국 영화의 OST를 연상시키면서도 낯설지 않은 멜로디 진행으로 국내 팬들의 귀 또한 금방 사로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포
사건명 화이트아웃(WHITEOUT)
사건일자 2015.06.23
용의자 포(POE, 물렁곈 전상진 송명곤)
첫인상 3~5월에 걸쳐 발매한 세 장의 싱글앨범에 두 곡의 신곡을 더해 완성한 EP앨범. 전작 이후 5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임을 감안한다면 곡 수가 다소 아쉽게도 느껴질 수 있겠다. 그러나 포를 오래 기다린 팬들에겐 단비 같은 선물이, 처음 마주하는 팬들에겐 신선한 충격일 될 앨범임이 틀림없다.
추천트랙 ‘더 화이트 버드(THE WHITE BIRD)’. 가장 마지막 트랙이자, 분위기가 가장 다른 곡이다. 대부분의 트랙이 다소 파괴적인 사운드를 지니고 있는 것에 비해 ‘더 화이트 버드’는 침잠하는 듯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앞의 트랙들이 화이트아웃(주변이 온통 하얗게 보이는 현상)에 이르는 과정을 묘사한다면, 이 곡은 화이트아웃 이후의 상태를 그려낸다. 마녀적인 보컬과 코러스의 조합이 환상적인 느낌을 더한다.
출몰지역 오는 29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클럽FF에서 먼데이 프로젝트와 함께 공연을 펼친다.
정세진
정세진
사건명 날이 추워져
사건일자 2015.06.23
용의자 정세진
첫인상 데뷔한 지 아직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쌩 신인.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직은 어색한 티가 역력하다. 그러나 목소리에는 상당한 ‘포텐’을 담고 있다.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소화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천트랙 ‘날이 추워져’. 정키가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팝의 분위기에 알앤비, 재즈 적인 느낌이 가미돼, 감미로우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랑한다. 정세진의 목소리는 10대 소녀가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반면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발랄한 리듬을 무리 없이 따라가면서도 허스키함이 감돌아 무척 매력적이다.
김반장
김반장
사건명 드럼(Drum)
사건일자 2015.06.24
용의자 김반장
첫인상 비주얼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마시라. 김반장은 국내에서 가장 세련된 음악을 만드는 사람 중 하나다. 올해에는 매 달 한 곡 씩 싱글 앨범을 낸다고 하는데, 촉박한 작업 기간에도 불구하고 ‘때깔’은 매번 좋다.
추천트랙 ‘드럼’. 김반장을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드럼’이지 않을까. (김반장은 언니네 이발관의 드러머 출신이다.) 레게 풍의 드럼 비트를 바탕으로 빈티지한 건반, 베이스, 브라스 등이 가미되며 소울풀한 분위기가 더해진다. 심플한 가사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비교적 단출한 재료로 이토록 맛깔스레 요리를 해내다니. ‘역시 김반장’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출몰지역 오는 8월 8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김반장과 윈디시티’라는 이름으로 오른다.

이은호 기자 wild37@
편집. 김민영 kim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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