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1년차 그룹 에픽하이, 어쩌면 그들의 2막은 이제부터 시작일 지도 모른다.

에픽하이는 16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단독 콘서트 ‘퍼레이드(PARADE) 2014’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에픽하이와 팬들에게 있어 그 의미가 남달랐다. 5년 만에 열린 단독 콘서트이며 에픽하이의 성공적인 컴백을 기념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기 때문이다.

에픽하이는 지난 10월 정규 8집 ‘신발장’을 발매하며 타이틀곡 ‘헤픈엔딩’으로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또한 8집 앨범 수록곡은 이른바 ‘차트 줄세우기’를 기록하고 음악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등 화려한 복귀를 입증했다.

이날 공연에서 타블로는 “무수한 헤이터(Hater)들이 죽일 수 없었던 그 남자 타블로다”며 자신을 소개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타블로는 학력 논란으로 인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하지만 타블로는 이번 앨범에서 ‘본 헤이터(Born Hater)’ 등 노래를 통해 자신의 안티 팬들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미쓰라진 역시 “수많은 우여곡절을 지나 5년 여 만에 ‘에픽하이 퍼레이드 2014’ 공연에 와주신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타블로는 “여러분들은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다”며 “오랜만에 앨범을 내게 됐는데 12곡 줄세우기를 했다. 모두 여러분들이 만들어 주신 것이다”고 성공적인 컴백에 대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에픽하이는 재도약을 알리듯 ‘플라이(Fly)’로 공연의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이와 함께 ‘고(Go)’, ‘고마운 숨’, ‘맵 더 소울(Map The Soul)’을 비롯해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우산’, ‘원(ONE)’ 등 다양한 히트곡 퍼레이드를 보였다. 마치 에픽하이의 11년을 집대성한 하나의 추억 퍼레이드였다.

이와 함께 에픽하이의 특별한 친구들도 등장했다. 에픽하이와 꾸준히 함께 했던 래퍼 얀키, ‘맵 더 소울’ 설립 당시 함께 했던 MYK, 에픽하이와 피처링 호흡을 맞춘 윤하 등이 등장해 그들의 추억과 히트곡을 함께 했다. 특히 타블로는 이들에 대해 설명하며 “여러분들도 이런 친구를 사귀셨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아빠가 된 에픽하이 멤버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타블로와 DJ 투컷은 자신들을 각각 ‘하루 아빠’, ‘윤우 아빠’로 소개했다. 자유로운 힙합퍼였던 두 사람이었지만 어느덧 ‘아빠’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미혼인 미쓰라진도 외롭지 않았다. 결혼하라며 응원하는 팬들에게 “할 것이다”며 귀여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타블로는 ‘본 헤이터’를 부르던 중 욕설 파트에서 노래를 멈추며 “잠깐 여기 하루가 와있다”고 말해 가사를 순화시키기도 했다. 타블로의 딸 하루는 엄마 강혜정과 함께 관객석에 앉아 아빠를 응원했다. 공연 말미 타블로가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낼 때 화면에 비춰진 하루는 시크하지만 깜찍한 모습으로 손을 흔들어 관객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 공연에서 톱스타보다 더 값진 게스트가 바로 하루였다.

공연에서는 에픽하이의 여유로우면서도 다양한 모습이 쏠쏠한 재미 포인트기도 했다. DJ 투컷의 다양한 BGM 효과음과 함께 엉뚱한 개그를 선보이는 멤버들의 모습은 마치 ‘스케치북’을 보듯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DJ 투컷의 지드래곤으로 깜짝 변신한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와 ‘팬(FAN)’ 무대에서 녹슬지 않은 댄스 실력을 보인 세 멤버의 모습이 돋보였다.

공연 말미 타블로는 “정말 행복하다”며 “내 손이 너무 작았는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큰 손을 내밀어준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회장님과 양민석 대표님 등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벅찬 감동을 전했다. DJ 투컷과 미쓰라진 역시 “지금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타블로는 “불행을 행복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며 “동시에 그 기적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신 여러분이 살면서 왜 나만 불행할까. 왜 나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가는 행운이 조금이라도 오지 않을까. 왜 나는 안될까. 난 다시 일어설 수 없겠지라고 느껴질 때 에픽하이를 바라봐 달라. 우리도 할 수 있는데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그의 진심이 담긴 메시지와 함께 ‘팬’이란 곡은 새로운 퍼레이드를 있게 도와준 가장 큰 조력자였던 팬들에게 바치는 듯한 노래였다.



에픽하이는 공연의 피날레 무대로 ‘사진첩’을 선곡했다. 이 무대에서 곡 초반 내레이션인 ‘에픽의 이젠 다 알잖아. 타블로’는 ‘하루 아빠 타블로’로 바뀌었다. 가사만큼 아빠가 된 타블로 그리고 에픽하이는 변화했다. 변화의 퍼레이드라는 길목에서 에픽하이는 공연을 통해 순조로운 발걸음을 보였다.

에픽하이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와 전국 투어를 함께 진행한다. 오는 22일 중국 상하이 치엔쉐이완문화센터 소극장과 오는 23일 베이징 탱고라이브하우스에서 공연을 개최하고 일본에서는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 3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에픽하이는 아시아 투어가 끝난 후 오는 12월 7일 대구, 12월 19일 인천, 12월 27~28일까지 부산에서 전국 투어를 가진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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