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의 두 번째 이야기 ‘틈’이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틈’은 서로 틈을 보여 달라며 눈치 주는 ‘빈틈남녀’의 얘기란다. ‘썸’ 신드롬을 이끈 히트작곡가 김도훈 특유의 로맨틱한 멜로디에 요즘 젊은 세대들의 연애 방식을 그려 평범하고도 특별한 러브송을 완성했다는 것이 소속사 소유 스타쉽 측의 설명이다. ‘틈’은 ‘썸’의 인기를 이어가려는 야망이 담긴 곡이기도 하다. 싸이 ‘강남스타일’도, 소유, 정기고의 ‘썸’도 의도치 않게 엄청 떴다. 의도하고, (작정하고) 만든 ‘틈’은 의도하지 않고 만든 ‘썸’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텐아시아 3명의 기자가 진단해봤다.

# ‘틈’, ‘썸’ 파트 투(Part 2)인 것인가
소유와 어반자카파의 ‘틈’은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소유는 상반기 정기고와 함께한 ‘썸’을 통해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썸’은 가요계를 넘어 많은 이들의 일상에서 쓰일 단어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래서일까. ‘틈’에서도 자꾸만 ‘썸’이 느껴진다. 먼저 ‘틈’도 ‘썸’과 같이 서로 호감을 확인했지만 아직 연인이 아닌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두 노래 모두 좋아하지만 확신이 없는 사이에 대한 속내를 달콤하면서도 로맨틱하게 그렸다. 또한 ‘틈’의 ‘내꺼 같았던 네가 정말 내꺼가 되고’ 부분은 ‘썸’의 후렴구 ‘내 꺼인 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너’를 떠올리게 한다. 가사 뿐만 아니다. 달콤한 보이스 컬러의 소유와 어반자카파 멤버들이 가사를 주고받는 부분, 편안한 듯한 멜로디 라인이 썸인 듯 썸 아닌 썸 같은 ‘틈’의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썸’이 인기를 얻었던 만큼 ‘틈’ 역시도 많은 이들의 귓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 ‘틈’, 연애하고 싶다
‘틈’은 ‘썸’을 타던 남녀가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기 직전의 마지막 ‘밀당’을 담았다. 고백할 타이밍을 보기 위한 틈을 찾는 과정, ‘썸’ 끝에 오는 가장 달달한 순간이다. 여기에 박용인-소유, 권순일-소유의 주고받는 대화체 가사로 노래가 구성돼 로맨틱한 심리를 강조한다. 옆구리가 시린 가을 날씨에 외로운 솔로가 듣기엔 너무나 괴로운 곡이 됐다. 또한, ‘틈’은 가창력을 자랑하기보다 세 보컬의 청아하고 맑은 보컬이 만들어낸 편안함이 끝까지 이어지는 곡이다. 감정의 폭발되고 해소되는 형식이 아니라 처음의 그 설렘을 끝까지 유지해 듣는 이의 외로운 마음을 살랑살랑 간질이며 결국 후빈다. 마치 “너 연애 안하고 뭐하니?”라는 것처럼. ‘틈’은 외로운 사람에겐 경각심을 일으키며 연애 세포를 일깨워 주는 고마운 노래다. 다만, ‘썸’의 ‘내거인 듯 내거 아닌 내거 같은 너’와 같은 유행어에 가까운 킬링 파트가 약하다는 점이 아쉽다.

# 달달하려 작정하고 만든 ‘틈’
싸이 ‘강남스타일’도, 소유, 정기고의 ‘썸’도 의도치 않게 엄청 떴다. 의도하고, (작정하고) 만든 ‘틈’은 의도하지 않고 만든 ‘썸’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가요계에서는 늘 전작의 히트공식을 이어가려는 비슷한 스타일의 후속곡이 나오기 마련이다. 변진섭도, 신승훈도, 김건모도 그랬으니까. 본래 달콤한 스타일로만 한정짓기 힘든 정기고에게서 로맨틱한 보컬을 뽑아낸 만든 ‘썸’은 의외의 수확이었고, 덕분에 소유의 매력까지 끄집어낼 수 있었다. 박용인, 권순일은 이런 달달한 방면에서는 ‘선수’와 같은 보컬들로 어반자카파에서 조현아와 함께 ‘틈’스러운 곡들을 많이 불러왔다. 즉, ‘썸’이 의외의 발견이었다면, ‘틈’은 충분히 예상할 법한 곡. 또 ‘틈’은 ‘썸’이 제시한 히트공식을 따라가는 곡이기도 하다. 늘 의도하지 않고 만든 곡이 의도하고 만든 곡보다 더 크게 히트하는 것이 가요계의 정설이기에 ‘틈’은 ‘썸’만큼 뜨기는 힘들 거다. 하지만 ‘틈’은 ‘코’로 노래하는 소유보다는 어반자카파의 두 남자의 매력을 더 잘 드러냄으로 인해서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설이 깨질 가능성도?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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