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비밀의 문’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 1회 2014년 9월 22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영조(한석규)의 아들 세자 이선(이제훈)은 절친한 친구 신흥복(서준영)과 함께 나라에서 금하는 세책(돈을 주고 책을 빌리는 것)에 나섰다 감찰반에 쫓기게 되고, 우연히 세책방 주인 서지담(김유정)을 만난다. 이후 신흥복은 조정에 발칵 뒤집어 놓을 만한 비밀 문서를 손에 넣는다. 이선은 세책이 민간에서 이미 횡행하고 있다며 합법화할 것을 주장하지만 대신들의 반대에 부딪친다. 균역법을 주장해 온 영조 또한 노론 세력이 이를 반대하자 크게 노하며 선위(왕위를 물려주는 일)를 공표한다.

리뷰
영화같은 사극을 기대하게 만드는 첫 회였다. 탄탄한 구성 속에 놓여진 캐릭터들의 강렬한 등장은 이후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며 오랜만의 명품 사극 탄생을 예고했다.

왕가의 비밀 문서를 지닌 신흥복은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하고 문서에 얽힌 미스터리에 대한 궁금증을 던지며 극은 시작됐다. 자유분방한 예술가적 기질을 지닌 세자 이선은 답답한 궁궐을 벗어나 신흥복과 어울리며 세책에 몰두한다. 궁궐 밖으로 도망나온 이선은 세책에 나섰다 감찰반에 쫓기게 되고 우연히 세책방 주인 서지담을 보게 된다.

세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느낀 이선은 세책을 합법화할 것을 주장하지만 당파 싸움이 절정에 치닫고 있는 조정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완벽주의자인 아내 혜경궁 홍씨(박은빈)의 정치적인 모습에 지친 이선은 혜경궁과는 늘 삐걱이는 사이다. 균역법을 주장해 온 영조는 노론 세력의 반대에 부딪치자 홧김에 선위를 선언한다.

조선왕조 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된 사도세자의 죽음에 작가는 어떤 접근을 보여줄까? ‘아비는 왜 아들을 왜 죽였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실제로 첨예했던 당시의 정치 상황 속에 자유로운 상상력을 얹어 놀랍도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직조해냈다.

제작발표회 당시 ‘어떻게 하면 연기하지 않을까’를 고민한다는 영조 역의 한석규는 그 고민이 집약된 듯 물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자유자재의 표정 연기를 보여주었다. 마치 백지를 연상케 하는 얼굴을 지닌 이제훈은 순수와 슬픔, 냉철함과 유쾌함 등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며 한층 성장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정치적 상황에 둘러싸여 불현듯 선위를 외치는 아버지 영조를 말리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머리를 조아리는 이선의 모습은 가슴 깊은 곳에서 측은함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두 여인 서지담과 혜경궁 홍씨가 이선을 둘러싸고 엮어갈 이야기도 흥미거리로 자리했다.

이처럼 캐릭터와 이야기, 배우와 연출력 모두에서 ‘비밀의 문’은 최근 방송중인 모든 드라마의 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은 듯한 구성으로 첫 회부터 큰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미스터리와 사극, 정치와 로맨스가 섞인 짜임새있는 촘촘한 구성과 배우들의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연기력이 벌써부터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등극할 만한 예감을 안겨주고 있다.

수다포인트
- “정치는 설전이 아니라 설득입니다” 왠지 현실 정치권에 해주고 싶은 얘기입니다만.
- 순간순간 돌변하는 영조의 표정은 소름이 돋는군요.
- 왕이 삐칠 땐 “선위!”라고 외치나봐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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