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후’ 팬미팅 겸 시사회 현장
올해로 ‘방송 51돌’을 맞은 영국 방송사 BBC ‘닥터 후(Doctor Who)’가 여덟 번째 시즌으로 팬들을 만난다. 오는 24일 오후 8시 30분 첫 전파(BBC 엔터테인먼트 채널, SK BTV 98번, CJ 헬로 비전 채널 427번, HCN 422번에서 방송)를 타는 ‘닥터 후’는 현재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방송되고 있는 SF 드라마 시리즈이자,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덤(fandom)을 보유한 작품이기도 하다.‘닥터 후’는 닥터라 알려진 신비한 외계인 타임로드(Time Lord)가 옛 영국의 경찰 전화부스를 본뜬 타임머신 타디스(TARDIS)를 타고 여행하면서 겪는 일들은 다룬 드라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시즌5(2010)부터 시즌7(2013)까지 ‘닥터’로 출연, 독보적인 캐릭터를 형성한 맷 스미스 다음으로 영국 배우 피터 카팔디가 ‘닥터 바통’을 이어받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스퀘어에서는 ‘닥터 후’ 월드투어의 첫 번째 팬미팅 겸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시즌8의 주연배우 피터 카팔디와 제나 콜먼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끌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행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특히 많은 팬들이 극 중 인물들의 코스튬까지 재현해 현장에서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팬미팅 개최 수 시간 전, 이미 행사장 일대는 두 주연배우의 방문 소식에 들뜬 후비안(‘닥터 후’ 팬들을 지칭하는 말)로 가득했다. 일찍 현장에 도착한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닥터 후’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팬들의 다양한 연령대만큼이나 독특한 의상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닥터 후’ 공식 티셔츠를 입은 팬들이 허다했고, 닥터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보타이와 트위드 재킷, 코트 등을 빼입은 팬들도 더러 있었다. 일부 마니아 팬들의 경우에는 작품 속 캐릭터 코스튬까지 재현해 배우들만큼이나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개그맨 김성원이 MC로 나선 팬미팅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12대 닥터’ 피터 카팔디와 제나 콜먼의 등장에 행사장은 들썩였다. 행사장 여기저기서 “아이 러브 닥터, 클라라(극 중 제나 콜먼의 배역)!”를 외쳐대는 통에 진행이 어려웠을 정도.
자신들의 곡 ‘숨소리’ 뮤직비디오에 타디스를 넣어 남다른 ‘닥터 후’ 사랑을 드러낸 그룹 제국의아이들 광희, 케빈, 희철의 선물 증정식도 이어졌다. 이들로부터 홍삼, 부채, 백설기를 선물로 받아든 피터 카팔디와 제나 콜먼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해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닥터 후’ 팬미팅 겸 시사회 현장의 피터 카팔디(왼쪽)와 제나 콜먼
이후 팬들의 SNS 질문을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토크쇼가 시작됐다. 역시 가장 많은 질문은 받은 건 새 닥터 피터 카팔디였다. 그는 “닥터 역을 제안받고 20분 동안 기쁨과 영광에 사로잡혀 웃었다. 드디어 내가 타디스를 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며 “‘닥터 후’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서 어떤 식으로 닥터를 연기해야 할지 고심했다. 결론적으로는 본래의 닥터가 타임로드 종족의 외계인이라는 점을 살리기로 했다. 좀 더 미스터리하고 호기심 강한 특징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또 한국 팬들의 뜨거운 관심에 대해서는 “사실 그건 내가 되묻고 싶은 질문이다. 한국에서 ‘닥터 후’가 왜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지 궁금하다”며 “특히 아직 방송되지 않은 시즌8의 닥터인 나에 대한 관심에 정말 감명 받았다”고 전했다.
행사의 마지막에는 한국 팬들이 준비한 선물 증정식이 치러졌다. 자신과 제나 콜먼이 그려진 초상화를 받은 피터 카팔디는 환한 미소를 띠우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한국 전통 비녀를 받은 제나 콜먼은 즉석에서 머리에 비녀를 꼽는 팬서비스도 선보였다. 배우들의 살가운 미소와 위트에 팬들은 계속해서 한국을 찾은 두 배우의 이름을 연호했다. 팬미팅을 넘어 축제의 장으로 격상된 ‘닥터 후’ 월드투어 한국 팬미팅은 그렇게 후비안들의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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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BBC World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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