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유혹’

‘어른들을 위한 사랑이야기’가 안방극장에 통할까.

14일 첫 방송한 SBS 월화드라마 ‘유혹’이 반전 있는 전개로 초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흔들리는 30대들의 갈등을 불륜극 속에 담아낸 이 작품은 빚더미로 인해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선 한 남자가 돈 10억원에 대한 제안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권상우가 빚에 쫓겨 돈에 대한 유혹을 받는 남자주인공 차석훈 역을 최지우가 그를 유혹하는 CEO 유세영 역으로 각각 분했다. 여기에 인내심 강하고 차분한 석훈의 아내 나홍주 역에는 박하선이, 홍주를 사랑하는 기획사 사장 강민우 역은 이정진이 맡아 각각 엇갈린 인연을 이어간다.

초반 영화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 ‘은밀한 유혹’과 비슷한 모티브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던 ‘유혹’은 2회에서 의외의 전개를 선택하며 이후 주인공들의 행보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차석훈에게 돈을 제안한 CEO 유세영은 그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채 그저 석훈과 홍주, 사이좋은 두 사람의 관계를 시험해보고 싶었노라고 답한다.

SBS ‘유혹’

석훈과 세영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간직하고 있던 부부 사이는 ‘믿음’에 균열이 가면서 조금씩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벌어진 틈에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홍주와 민우의 사이도 진전이 되면서 네 사람의 관계는 폭풍을 앞둔 잔잔한 바다와 같은 모양새를 보일 조짐이다.

‘유혹’의 매력은 상투적인 설정 속에서도 예측 가능한 전개를 피하면서 네 남녀의 미묘한 심리에 집중, 작은 균열에도 흔들리고 마는 사랑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오히려 서로에게 천천히 빠져드는 인물들의 심리를 깊게 들여다보면서 극의 완급조절을 해 낼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불륜’이라는 외피를 입었지만 서로 사랑하고 의심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사의 단면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연출자의 기획 의도다. 포문은 강렬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세련된 전개로 열었다. 권상우 최지우 이정진 박하선 등 남녀주인공들도 들뜨지 않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남은 이야기도 그저 ‘불륜 드라마’로 치부되는 진부함이 아닌 메시지를 간직한 인생 이야기로 귀결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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