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 도복을 입은 이재윤이 자신이 푹 빠진 운동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운동이 취미라는 스타들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탄탄한 근육으로 뒤덮인 몸매나 군살 하나 없이 매끄럽게 정돈된 스타들의 몸을 보면 ‘운동이 취미’인 삶이 마냥 부러울 밖이다. 그렇지만 정말 운동에 푹 빠진 스타들을 만나보면 몸매를 다듬는 것, 즉 살을 빼는 것은 그들에게 부차적 문제일 뿐이다. 운동이 이미 일상이 돼버린 이들은 그저 땀 흘리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운동은 어지럽고 고단한 삶에서 유일하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스스로의 몸을 들여다보고 가꾸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한다.
연예계야말로 중심을 잘 잡고 서 있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휘청일지 모르는 세계다. 치열한 경쟁이 일상이며 예민하게 신경을 곤두서고 있지 않으면 어떤 변수가 들이닥칠지 모르기에 스타들은 운동하는 시간을 통해서야 자신의 마음 깊은 곳과 만나게 된다. 그러니 모든 허울을 벗어던지고 진짜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운동으로 땀 흘리는 순간이다.
스타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고 싶어 그들이 운동하는 공간을 찾아 나섰다. 텐아시아와 함께하는 ‘스타 몸풀기’ 첫 번째 주자는 배우 이재윤이다.
이재윤은 프로 선수 조영승(왼쪽)과 같은 도장에서 운동한다
지난 16일 밤 MBC ‘라디오스타’의 ‘전설의 주먹’편에 출연해 울상을 지은 배우 이재윤은 여전히 예능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한 듯 보이지만, 체육관에서 직접 만난 그는 전설이라는 부담스럽고도 거룩한 명사가 꽤 어울릴 만큼 훨훨 날아다니는 스포츠맨이었다. 이재윤은 촬영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하루 몇 시간 이고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가 요즘 빠져있는 운동은 브라질의 유술 주짓수. 캐나다에서의 학창시절 육상을 했었고, 라이딩도 즐기고 무에타이도 꽤 오래했던 그가 요즘 주짓수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Q. 원래 캐나다에서는 육상선수로 유명했다. 주짓수라는 무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재윤 : 육상을 했던 학창시절에도 이소룡을 좋아해서 무술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한국에 와서는 무에타이를 배우는 등, 격투기 무술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다 주짓수라는 운동에 까지 이르게 됐다. 2년 전에야 어렵사리 시작하게 된 것은 도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위압감도 있고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인데 남들에 의해 팔이 꺾이거나 하면 좀 창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모두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과적으로는 성격면에서도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 주짓수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재윤 : 도복을 입고 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차이이자 매력이다. 띠에 연연하는 것은 그렇지만 급수가 올라갈수록 성취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강해진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도장에 오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게 되는 점도 좋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도장에 와서 땀 흘리는 것을 보면 자극이 되기도 하고 힐링도 된다.
이재윤과 조영승 선수(왼쪽부터)가 주짓수를 하기 전 주먹으로 예를 갖추고 있다
Q. 보통 흔히 운동이라 하면 몸의 단련을 떠올리게 되는데, 몸을 쓰는 것이 곧 정신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운동에 푹 빠져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이재윤 : 그렇다. 다른 운동을 통해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풀게 된다. 그런데 주짓수는 수영이나 자전거처럼 혼자 하는 운동과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 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도복을 입고 운동하는 것 자체도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또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땀 흘려가며 서로 죽일 듯 하는 과정을 통해 정도 쌓아가게 된다. 기술을 하나씩 알려주면서 결국 가족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더라. 그런 분위기 자체도 많이 좋아하게 됐다.
Q. 운동을 하게 되면 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는 사람들도 많다.
이재윤 : 내게 도장이란 공간은 외부의 그 어떤 것도 다 차단된 느낌마저 드는 곳이다. 도장에는 시계도 없다. 있어도 잘 보지 않게 된다. 보통 5시 반부터 와서 운동을 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된다. 별도의 공간이며 소중한 공간이다.
Q. 몸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연기와 운동이 전혀 별개가 될 수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재윤 : 한편으로는 내가 하는 연기 역시도 몸을 사용하는 것이며 기술을 하나하나 연마해나가는 과정인데 주짓수도 마치 연기처럼 몸을 사용하고 기술을 발달시켜나간다는 점에서 연결되어 있다. 또 연기 역시 다른 사람과 호흡을 해야하는 것인데 주짓수야말로 타인과 호흡하게 되는 운동이다.
Q. 본인 인생에서 운동이란 어떤 의미인가.
이재윤 :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운동이 종교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아직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운동이지만 경험해본 사람들 모두 주짓수가 최고의 운동이라는 자부심도 있다. 무술 외적으로 뚜렷한 철학이 확립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주짓수라는 공통점 하나로도 소통할 수 있고, 외국의 도장을 찾아가 함께 운동을 하기도 한다. 가끔 우리 도장에도 지나가던 외국인들이 여행길에도 들러 운동하고 가기도 한다.
Q. 아직 주짓수가 낯설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재윤 : 여성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다. 주짓수야말로 왜소하고 힘이 약한 여성이 남성들을 제압할 수 있는 운동이다. 바로 이 점에 매력을 느껴 빠지는 여성분들도 상당히 많다. 주짓수는 이제 내 삶의 여정이다. 실제 60세 70세까지 이 운동을 하는 분들도 계시며 나 역시 그렇게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은 느낌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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