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에서 생수논란 주인공이 되어버린 배우 김수현(왼쪽)과 전지현
김수현과 전지현의 ‘생수논란’. 이들이 CF 모델로 발탁된 중국 헝다그룹의 생수 취수원이 장백산(백두산의 중국명칭)이라 적혀있다는 이유로, 두 한류스타가 중국 동북공정의 수단이 되었다는 주장이 낳은 논란이다. 아직 진행 중인 이번 논란은 모든 것이 한없이 아쉬울 밖이다.우선 논란의 목적부터가 아쉽다. 장백산이라는 명칭 자체가 동북공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 명칭의 유래가 동북공정의 개념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이며, 2014년 현재에도 국내 학계에서 장백산을 백두산의 중국명칭이라 부른다는 것으로 충분히 설명가능하다. 국내 정치학계에서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가진 목적이 중국 한반도 정세변화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있다고 보고 있으며, 장바이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백두산=중국 것’이라는 인식을 공고히하는 중국의 행태는 경계심을 가지고 세심히 연구해야하는 대목이라고 인식한다. 무엇보다 동북공정은 북한을 사이에 둔 문제이기에 외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니 일부에서 주장하는 ‘장백산=동북공정’은 어불성설이지만, 장백산이 동북공정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한중 양국간 예민할 수밖에 없는 영역인 것은 분명하다.
한류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스타들과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는 가운데, 한류의 발전이나 성장을 위해서라도 양국간 예민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부재했다는 점에 대해 문제제기는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취지는 한류의 발전, 성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들이 삽시간에 확산됐고, 그 안에 두 스타는 역사의식이 부재한 이들로 묘사되기에 이르렀다. 언론은 자극적 타이틀로 이들을 압박했고 네티즌 역시 이들을 물어뜯기 바빴다.
하지만 소속사의 대처 역시도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2월 종영한 이들의 출연작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그야말로 중국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고, 이에 한류의 봄이 다시 찾아왔으니 이들은 한류의 얼굴이었다. 또 이들 소속사와 중국 헝다그룹간의 계약은 크게 보아 두 나라간의 신뢰 문제와도 직결된다. 하지만 논란 발생 이후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일방적 계약패기 의사를 전하기에 이른다. 중국 쪽으로서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었다. 결국 한류의 위기설까지 나도는 모양새다.
일본에서의 한류가 맥없이 주저앉은 것을 목격했기에 중국 내 다시 불붙은 한류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교류를 위한 두터운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한다는 목소리가 여러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 사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터져버린 사고였다. 이제부터라도 문제의 해결은 감정적 대응이 아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 소송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를 피할 목적만으로 다가가서도 안되겠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삼자간 신뢰회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것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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