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조 아이돌 그룹 보이프렌드가 1년 5개월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한국 활동을 애타게 기다리던 팬들에게 드디어, 단비가 찾아온 것. 2011년 5월 데뷔해 보이 그룹으로서 선보일 수 있는 최대치의 상큼함과 귀여움을 뽐냈던 이들은 어린 소년에서 남자로의 변신을 꾀하며 점점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데뷔곡 ‘보이프렌드(Boyfriend)’가 소녀들의 환상 속 어린 왕자를 무대로 끌어낸 것이라면 이후의 ‘내 여자 손대지마’ ‘내가 갈게’ ‘러브 스타일(Love Style)’은 현실 속 남자들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식이었다. 그룹의 정체성을 명확히 제시하는 단계인 정규 1집 앨범에선 ‘야누스’와 ‘아이야(I Yah)’를 통해 남성미와 섹시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이는 보이프렌드라는 그룹이 하나의 이미지에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시도이자, ‘이들이 변화할 수 있을까?’라는 일각의 의심에 대한 도전적인 답이었다. 지난 9일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옵세션(OBSESSION)’의 ‘너란 여자’로 이들은 또 한 번 변신했다. 파워풀하되 섬세하고 섹시하게. 과하지 않은 남자다움으로 제대로 도약할 것으로 보이는 보이프렌드는 그간의 활동으로 이미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보이프렌드가 걸어온 활동을 통해 이들의 콘셉트 변천사를 알아본다. (*공식 활동을 하지 않은 디지털 싱글 ‘온앤온(On & On)’은 내용에서 제외했음을 알린다.)

# ‘보이프렌드’ : 순정만화 속 남자친구의 등장

보이프렌드 데뷔 당시 콘셉트

꿈속에서 본 듯한 소년들이 등장했다. 청순, 큐트, 섹시 등 다양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멤버들은 각각 자신들만의 매력으로 노래 속 여자친구를 그리며 미소 지었다. 베이비 파우더 향이 날 것 같던 여섯 소년은 그렇다고 아이의 미숙함을 보이진 않았다.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게 전달했다. ‘난 너의 보이프렌드’라는 핵심 주제를 팔과 다리를 크게 뻗는 동작과 점프, 귀여움을 배가시키는 손동작을 통해 부각시켰으며 핑크, 옐로우 등 비비드한 의상으로 대중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보이프렌드라는 그룹과 아직은 앳된 소년인 보이프렌드 멤버들의 매력을 알린 최적의 선택이었다.

# ‘내 여자 손대지마’ - ‘내가 갈게’ - ‘러브 스타일’: 소년에서 남자로의 단계적 변신

보이프렌드 ‘내 여자 손대지마’ ‘내가 갈게’ ‘러브 스타일’ 콘셉트(위부터 아래로)

소년의 청량함이 연장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은 스타일링과 퍼포먼스를 통해 소년의 매력은 유지하면서 남자로의 변신을 도모했다. ‘내 여자 손대지마’에선 제복 느낌의 의상을, ‘내가 갈게’에선 캐쥬얼 슈트를 입었다. 특히 ‘내가 갈게’의 무릎을 쓰는 안무와 이와 대조되는 ‘어디로 갔니’란 가사에 맞춘 귀여운 댄스는 이들이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 서 있음을 보여줬다. 이 활동을 마치고 보이프렌드는 서울가요대상과 골든디스크 시상식 등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대세 아이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뒤이어 ‘러브 스타일’에선 파스텔 톤의 플로럴 패턴 슈트를 입고 등장, 트렌디한 남성의 모습을 보여 이들이 급작스럽진 않지만 서서히 변해가고 있음을 알렸다.

# ‘야누스’ - ‘아이야’ : 남성미와 섹시미의 극적 표출

보이프렌드 ‘야누스’ ‘아이야’ 콘셉트(위부터 아래로)

노출은 없다. 대신 자신들의 소년성을 의상 안에 철저히 감춤으로써 남성적 매력과 섹시함을 표현했다. ‘야누스’에선 올 블랙과 대조되는 레드 휘장, 골드 액세서리 등의 스타일링을 선보여 19~20세기 유럽풍의 고전적인 남성미를 드러냈다. ‘야누스’가 남성의 강렬함에 중점을 뒀다면, ‘아이야’는 섹시함에 방점을 찍었다. 한쪽 손을 입으로 가져가거나 몸을 쓸어내리는 안무가 반복되면서 곡의 콘셉트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또한, 보컬과 랩에 전에 없이 힘이 실려 듣고 보는 즐거움을 증폭시켰으며, 고조되는 곡의 분위기 덕분에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했다. 파스텔 빛깔 같던 보이프렌드라는 이름에 진한 ‘남자’의 색을 입힌 계기였다.

# ‘너란 여자’ - 스타일리시한 반항아의 진수

보이프렌드 ‘너란 여자’ 콘셉트

‘야누스’와 ‘아이야’가 남자로의 극적 변신이었다면, ‘너란 여자’는 그 변화에 자연스러움을 실은 진화된 남자다움이다. 강렬한 힙합 비트와 웅장한 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답게 스타일링 역시 힙합스럽다. 멤버에 따라 민소매, 박시한 티 등을 매치해 각자의 매력을 살렸고 페일 핑크, 블루, 블론드 등의 컬러로 머리를 염색해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어깨와 골반 돌리기를 활용한 퍼포먼스 역시 곡의 그루브를 잘 살린 부분이다. 멤버 모두 20대가 된 만큼 진짜 어른의 눈빛과 표정을 지니게 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걸그룹 못지 않은 귀여움과 샤방샤방함을 연출하던 소년들이 이젠 사랑에 상처받은 남자의 심정도 거칠게 노래할 수 있게 됐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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