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새 앨범 ‘꽃갈피’ 트랙리스트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라는 말이 있다. 훌륭한 예술 작품이나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를 모방하다보면 자신만의 영감을 얻는다는 뜻이 담겼다. 흔히 존경하는 인물이나 롤모델을 꼽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터. 작곡에서도 마찬가지다. 표현하고 싶은 장르를 정하고, 레퍼런스를 참고하면서 또 하나의 곡을 탄생시키는 작곡 기법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가수에게는 어떻게 창조의 어머니가 작용할까.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한 아이유에게서 답을 얻을 수 있다.가수 아이유는 16일 0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발표했다.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 고(故) 김광석의 ‘꽃’,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산울림의 ‘너의 의미’, 고(故)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등 70~90년대에 사랑받았던 뮤지션들의 명곡이 아이유만의 색깔로 담겼다. 아이유는 발표 직후 국내 10대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는 수록곡 전곡이 상위 10위권 내에 올라 아이유의 힘을 과시했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대중성과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을 통해 명곡을 완전히 재해석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의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발라드, 댄스, 록, 포크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쿵따리 샤바라’ 트랙만 해도 신나는 댄스곡이 우쿨렐레 선율이 들리는 듯 하와이안 음악으로 재탄생됐다. 클론이 직접 랩을 내레이션을 바꿔 불러 완성도를 더했다. 뼈대는 모방이지만, 결과적으로 아이유만의 창조가 담긴 것이다.
원곡의 감성에 충실한 곡도 있다. 타이틀곡 ‘나의 옛날이야기’나 이문세 ‘사랑이 지나가면’ 등은 사운드는 달라졌지만, 곡에 담긴 감성만큼은 그대로다. 아이유는 ‘나의 옛날이야기’ 속 풋풋한 정서, ‘사랑이 지나가면’ 속 절제된 슬픔을 특유의 목소리로 표현했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에는 몽환적인 아이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또 다른 수록곡에서도 아이유의 다양한 보컬 색채를 들을 수 있다. 원곡과 비교해서 듣는다면 아이유의 보컬이 어떤 색을 발하는지 더욱 효과적으로 와 닿는다.
리메이크 앨범은 가수가 자신의 보컬적인 색깔을 드러내는 좋은 수단이다. 명곡을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기본적인 실력이 뒷받침돼야 도전할 수 있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유튜브나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수많은 커버곡을 접하지만, 한 가수가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한다는 것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원곡 가수와도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는 큰 작업이다. 또한, 원곡 가수의 팬까지 설득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조성모, 나얼, 박효신, 성시경, 이수영, 이승기 등 내로라하는 보컬들이 주로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해왔다. 그중 조성모는 지난 2000년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타이틀곡으로 한 리메이크 앨범 ‘더 클래식’을 발표하고 음반 판매 약 159만 장을 기록한 바 있다. 가수 본인이 가지는 인지도, 명곡이 증명한 대중성, 그리고 그것을 재해석해내는 음악성 3박자가 들어맞아야만 리메이크 앨범은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유는 리메이크 앨범 발표로 또 한 단계 성장을 보여주게 됐다. 아이유는 지난 2011년 MBC ‘최고의 사랑’ OST ‘내 손을 잡아’를 시작으로 꾸준히 자작곡을 발표하며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왔다. 최근에는 자작곡 ‘금요일에 만나요’를 발표해 방송 활동 없이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7년차 가수 아이유, 이제 창조의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오르나보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로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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