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 장 뤽 고다르의 귀환, 칸을 홀린 최연소 감독 자비에 돌란
매년 이맘때면 인구 20만의 프랑스 남부 도시 칸이 들썩인다. 세계의 별들이 칸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제67회 칸 국제영화제가 14일(현지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25일까지 11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 칸은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를 개막작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그 어느 때부터 황금종려상을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거장 장 뤽 고다르와 ‘최연소’ 타이틀을 단 자비에 돌란이 출격한 가운데, 칸 영화제가 사랑하는 다르덴 형제와 누리 빌게 세일란이 경쟁 부분에 합류했다. 무려 11번이나 칸 경쟁 부문에 작품을 올린 켄 로치도 볼 수 있다.
- 장 뤽 고다르는 프랑스 영화의 자부심이다. 19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 운동을 이끌며 세계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다르는 그러나, 칸 영화제 주요 상은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칸과의 연연은 ‘사랑의 찬가’를 내놓은 2001년이 마지막. 하지만 올해 ‘언어와의 작별’을 들고 13년 만에 칸을 찾는다. “고다르의 새 영화는 요약이 불가능하다. 그건 하나의 영화적 행위이며 시(詩)”라고 평가한 티에리 프레로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을 기억하자.장 뤽 고다르(왼쪽), 자비에 돌란
영국의 켄 로치 역시 주목해야 할 감독이다. 켄 로치는 2006년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통해 적이 된 형제의 비극을 그린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엔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지미스 홀’을 선보인다. ‘지미스 홀’은 1920년대 아일랜드 마을에 공산주의자들이 댄스홀을 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리 워드, 시모네 커비, 앤드류 스캇, 짐 노튼 등이 출연한다.
1996년 ‘비밀과 거짓말’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등 칸국제영화제에서 강세를 보여 온 마이클 리는 ‘미스터 터너’를 선보인다. 낭만주의 화가 윌리엄 터너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다. 톰 우라쉬하, 티모시 스펄, 로저 애쉬톤 그리피스, 리 잉글리비, 레슬리 맨빌 등이 출연한다. ‘우작’(2003)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아나톨리아’(2011)로 각각 심사위원대상을, ‘쓰리 몽키즈’(2008)로 감독상을 받았던 터키의 누리 빌제 세일란은 신작 ‘윈터 슬립’으로 칸을 찾는다. 상영 시간이 장장 3시간 16분에 달한다. 영화를 보기 전, 충분한 수면을 권한다.
켄 로치의 ‘지미스 홀’,(왼쪽)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출연하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거장 감독들에게 도전장은 내민 신예들도 막강하다. 특히 주목할 감독은 캐나다의 자비에 돌란. 올해 25세로 경쟁부문에 진출한 감독 중 역대 최연소다. 지금까지 칸 영화제 최연소 황금종려상 수상자는 스티븐 소더버그다. 소더버그는 26세에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89)로 칸에서 최고 수상의 영예를 안은바 있다. 사실 자비에 돌란은 칸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감독 주간 부문에 진출해 무려 세 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하트비트’(2010)와 ‘로렌스 애니웨이’(2012)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이름을 올렸었다.장 뤽 고다르가 프랑스 영화의 거장이라면, 올리비에 아시야스는 현재 프랑스 평단이 가장 주목하는 신진 감독이다. 게다가 출품작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의 주연배우가 크리스틴 스튜어트다. 언론의 관심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들고 나오는 ‘맵스 투 더 스타스’의 경우,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이다.
# 유럽영화 강세,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유일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유럽영화의 강세가 특징이다. 장편 경쟁 부문에 오른 18편의 작품들 중에 개막작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를 포함한 10편이 유럽영화다. 특히 프랑스 출신 감독의 영화가 4편이나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영국이 2편, 벨기에와 터키, 러시아, 이탈리아 영화가 최종명단에 노미네이트됐다. 반면, 아시아권은 일본 출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스틸 더 워터’가 유일하게 초청 받았다. 북미권은 미국과 캐나다 작품이 각각 2편씩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아르헨티나, 이집트, 모리타니 출신 감독의 영화들이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 칸을 찾는 할리우드 배우들
니콜 키드먼(왼쪽)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
미국영화는 약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칸은 할리우드 스타들을 잊지 않는다. 올해도 할리우드 스타들이 칸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일단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감독 자격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고슬링의 연출 데뷔작 ‘로스트 리버’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에 출연한 니콜 키드먼과 ‘실스 마리아’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클레이 모레츠 등도 칸 레드카펫에서 볼 수 있다. ‘맵스 투더 스타스’에 출연한 로버트 패틴슨도 칸을 찾을 예정이다. ‘트와일라잇’에서 만나 연인으로 인연을 맺은 후 결별과 재회를 반복하고 있는 이들이 칸에서 조우할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밖에 ‘폭스 캐처’의 채닝 테이텀, 마크 러팔로도 칸을 찾는다.# 한국영화 경쟁부문 진출 실패, 전도연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여
한국 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아쉽게 칸을 밟지 못한다. 그러나 비경쟁 부문에 세 편이 초청돼 아쉬움을 달랬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는 감독주간에, 창 감독의 ‘표적’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중앙대 학생인 권현주 감독의 ‘숨’은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했다.
전도연, 송혜교, 배두나(왼쪽부터)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것은 전도연이다. 2007년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은 올해는 심사위원 자격으로 칸을 찾는다. 칸 영화제 측은 “심사위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분을 초청하는 것이 칸의 전통이다. 전도연은 아름다운 여배우로서 항상 칸 영화제에서 모든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기에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송혜교의 경우 중국 영화 ‘태평륜’으로 칸을 방문한다. ‘태평륜’은 1940년대 화물 과적 등의 이유로 침몰한 태평륜 호를 소재로 삼은 영화. 송혜교는 오우삼 감독과 중국 여배우 장쯔이 등과 함께 ‘태평륜’ 홍보 행사에 참석한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칸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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