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미스코리아 2014년 1월 22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드디어 미스코리아 합숙이 시작되고, 오지영(이연희)은 체리미용실의 신선영(하연주)과 퀸미용실의 김재희(고성희)와 최수연(박국선)과 함께 한 방을 쓰게 된다. 평소 지영에게 별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신선영과 최수연은 지영에게 물벼락을 내리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싸움을 벌이게 된다. 그 결과 주최측은 ‘서울방’의 네 명의 후보들에게 각각 벌점을 주게 된다. 바다화장품의 김강식은 ‘비비’화장품이 후원하고 있는 지영을 어떻게 해서든지 떨어뜨릴 계략을 세우고, 대회 기간 동안 돈을 받고 남자를 만나는 신선영을 협박해 오지영을 떨어뜨리라고 지시한다. 다른 후보들과 싸운 대가로 지영은 수영복 촬영에서 불리한 조건을 배정받는데, 그 자리를 함께 지켜준 형준과 ‘비비’화장품 사람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 날 밤, 합숙생활이 너무 힘들고 외롭다고 느낀 지영은 몰래 합숙장을 빠져나와 형준(이선균)이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리뷰
흔히 말하는 ‘영웅’이 되기 위한 서사구조에서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어려움을 겪지만 조력자를 만나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은 영웅이 된다. 물론 ‘미스코리아’는 전형적인 영웅서사는 아니지만, 주인공이 일련의 시련을 겪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는 영웅서사와 적잖이 닮은 부분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미스코리아’는 (이 시점에서) 질문하게 만든다. 과연 우리의 주인공 오지영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는 한 걸까. 그리고 그녀는 언제 조력자다운 조력자를 만날 수 있을까.

안다. 이젠 디즈니에서조차 ‘공주님과 왕자님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대요’라는 식의 결말이 먹히지 않다는 사실을. 이렇듯 더 이상 순진하게 영웅이 당연히 영웅다운 과정을 통해 영웅이 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작가가 그리는 ‘미스코리아식 영웅담’은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오지영은 미모라는 엄청난(!) 상징권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위기를 맞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좋았던 순간은 아무 생각 없이 껌을 씹으며 뭇남학생들의 애정공세를 받았던 학창시절에만 불과한 것 같다. 엘리베이터걸을 할 때도 미스코리아를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도 그리고 미스코리아의 문턱을 넘어섰을 때도 그녀의 위기는 조금도 줄어든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어쩌면 ‘미스코리아’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미스코리아가 되느냐 마느냐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인 오지영의 가장 큰 조력자인 김형준의 경우에도 그렇다. 그는 전형적인 조력자가 아니다. 조력자인지 방해꾼인지 헷갈릴 때도 많다. 고의적인 의미에서의 방해꾼은 아니지만, 고의가 없이 주인공을 방해했다면 그건 훨씬 얄미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위기에 위기를 거듭하는 우리의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돕겠다고 나서는 조력자와 또다른 (작은) 조력자들의 일주일은 마치 ‘월화수목금금금’인 것만 같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삶의 숨통을 죄어오는 극중 현실은 마치 영원히 주말을 도둑맞은 인생들을 보는 것같 은 고통을 안겨준다. 고화정(송선미)가 정선생(이성민)에게 ‘너무 잘 돼서 오히려 불안하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된 날들보다는 불안한 날들이 더 많았다고 고백하는 ‘미스코리아’의 세계관인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도 사랑을 하는 그들의 감정이 부럽다.

수다포인트
-사진 촬영은 신선영이 아니라 우리 양원장님(홍지민)이 하셔야겠네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지영의 ‘내복부대’ 남자들의 활약이 빛나네요.

글. 톨리(TV리뷰어)
사진. 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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