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정도전’ 1회 방송화면 캡처 이인임 역의 박영규(위쪽)와 정도전을 연기한 조재현
KBS1 ‘정도전’ 1회 방송화면 캡처 이인임 역의 박영규(위쪽)와 정도전을 연기한 조재현
KBS1 ‘정도전’ 1회 방송화면 캡처 이인임 역의 박영규(위쪽)와 정도전을 연기한 조재현

KBS1 ‘정도전’ 1회 2014년 1월 4일 오후 9시 40분

다섯 줄 요약
공민왕(김명수) 말기, 노국공주의 영전공사와 공민왕의 광기로 인해 고려는 점점 몰락하고 있을 때, 성균관 말단관직인 정도전(조재현)은 공민왕에게 민심을 살펴 나라를 다스리라는 상소를 제출한다. 하지만 공민왕이 읽기 전 고려의 실세인 이인임(박영규)은 상소를 가로채고 더 나아가 공민왕의 후계로 천출 출신이라는 소문이 도는 모니노를 세우려고 노력한다. 이에 정도전과 정몽주(임호) 등 성균관 유생들은 목숨을 걸고 고려의 미래를 위해 이인임을 비롯한 고려의 썩은 권문세가를 탄핵하려고 하는데….

리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말은 옛말이었다. 4일 첫 전파를 탄 ‘정도전’은 방송 이전에 공언했던 데로,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내용 구성과 복식 재현, 배우진의 열연으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

기존의 사극이 관행처럼 여겨왔던 아역 배우들의 출연도 없었다. 극의 초반부를 성인 배우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공민왕의 광기가 극에 달한 현재의 사건으로 채워나갔다. 공민왕의 노국공주에 대한 엇나간 순애보는 김명수의 섬뜩한 연기로 살아났고, 이를 지켜보는 이인임(박영규)의 치밀한 연기 또한 내공을 느끼게 했다.

‘믿고 보는 배우’ 조재현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유동근, 박영규, 서인석, 임호 등 연기파 배우들의 중심에서 50~60부작의 장편 사극을 이끌고 나가려면 타이틀롤을 맡은 조재현의 부담감이 적지 않을 터. 첫 회부터 극에 녹아난 듯 다양한 매력을 뿜어낸 조재현은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켰다. 공관에 똥물을 퍼붓고 코믹하게 달아나는 장면에선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경쾌한 활극의 정취가 담겼고, 썩어 문드러져 가는 세상과 민심을 접한 뒤 공민왕의 탄핵을 주장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정통 사극의 향수도 느껴졌다.

“길고 길었던 방황 여기서 끝낸다.” 속도감 있는 전개만큼이나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포인트는 대사. ‘정도전’은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들을 충실한 고증으로 재현하는 데 그친 게 아니라, 각 인물의 캐릭터를 각기 다른 대사와 어투로 형상화에 극에 재미를 더했다. ‘뜨거운 남자’ 정도전 외에도 최영(서인석), 이성계(유동근) 등의 본격적인 등장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수다 포인트
- 연기파 배우들의 보여준 내공의 힘! 아이돌 배우 한 명 없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건가요?!
- 2014년 새해 벽두부터 ‘정도전’이 시작한데는 어떤 이유가….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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