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왕가네 식구들’

KBS2 ‘왕가네 식구들’ 33회, 34회 2013년 12월 21일, 22일 오후 7시 55분


다섯줄 요약
호박(이태란)의 말을 듣고 수박(오현경)의 외도를 더 의심하게 된 민중(조성하)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앙금(김해숙)은 시장에 갔다가 중지를 잃어버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미란(김윤경)을 만난 호박은 세달(오만석)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애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세달을 3년만 두고 보기로 마음먹는다. 돈(최대철)이 소개팅하는 모습을 보게 된 영달(강예빈)은 이를 방해하고, 임신한 사실을 돈에게 알린다.

리뷰
호박과 세달 사이의 일이 정리되었다. 하지만 그 관계가 마무리 될 즈음 수박과 우대(이상훈) 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결국 시청자들이 보게 된 건 대상만 바뀌었을 뿐 계속되는 불륜이었다. 광박과 상남의 결혼도 그렇다. 각 집안에서의 반대를 겪고, 상견례에서의 소란을 넘어서서 이제는 문제가 없나 싶었더니 모성도 없는 상남의 친엄마가 훼방꾼으로 등장했다. 도대체 이 커플, 결혼이란 걸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이렇듯 끊임없이 사건이 일어난다. 문제는 사건이 일어난다는 자체가 아니라 사건이 해결되는 방법에 있다. 호박과 세달의 관계는 납치 자작극이라는 엄청난 쇼까지 벌어지게 했지만, 호박이 우연히 거리에서 미란을 만남으로 해결된다. 광박과 상남의 결혼 허락도 우연히 봉(장용)과 대세(이병준)를 알고 있었던 장비의 도움 때문이었다. 사건들의 자극적인 면면은 차치하고라도 그렇게 지지고 볶던 사건이 한 순간의 우연으로 풀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나아가 비상식적인 인물들과 더 센 상황으로 이전의 사건을 잊어버리게 하는 해결방식은 더 큰 문제이다.

시청자들은 호박과 세달의 관계가 제대로 마무리된 것인지 돌아볼 겨를도 없이 수박과 우대의 관계에 집중하게 된다. 애초 광박과 상남의 결혼에 대한 걸림돌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을 틈도 없이 상남의 친엄마에게 집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박은 민중을 의처증 환자로 모는 적반하장의 인물로, 만정(이상숙)은 버렸던 아들을 통해 한 몫 잡으려는 파렴치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렇게 비상식적인 인물, 센 상황이지만, 어떠한 이해도 없이 불쑥 등장한다. 그리고 이전 사건을 덮어버린다.

‘왕가네 식구들’에서 쉴 새 없이 일어나는 사건은 자극적이다. 짠 맛 매운 맛 조미료 맛은 혀 끝을 사로잡지만, 너무 많이 먹어 피로해진 탓일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집밥이 너무나 그리운때이다.

수다 포인트
- 앙금의 건망증은 이대로 끝? 언제고 치매로 다시 돌아올지 모르니 마음의 준비 하고 있기.
- 마음이 약해서 큰소리만 나도 기절한다는 박살라(이보희) 여사님. 정말 기절초풍 할 내숭이십니다.

글. 김진희(TV리뷰어)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