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 1회 2013년 12월 18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화장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VIVI’는 IMF 이후 어려워진 회사 사정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연일 협박을 당하고, 사장인 김형준(이선균)은 회사를 구하기 위해 고교 동창이윤(이기우)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지만 거절당한다. 여고생 시절 동네의 ‘여신’으로 통했던 오지영(이연희)는 백화점 엘리베이터걸로 일하며 상사인 박부장(장원영)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지만 꿋꿋이 이겨낸다. 한편 미스코리아를 배출하기로 유명한 ‘퀸미용실’의 마애리 원장(이미숙)은 미스코리아 후보생을 수영복 차림으로 지하철 안을 활보하게끔 만들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시킨다. 새로운 미스코리아 후보를 물색하던 중 우연히 나이트클럽에서 지영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찾아나선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형준 또한 지영을 찾아가 미스코리아로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리뷰
동시간대에 같이 첫 회를 내보내는 ‘별에서 온 그대’와 어떤 경쟁구도를 벌일지 관심을 모았던 ‘미스코리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적어도 ‘미스코리아’가 ‘별에서 온 그대’에게 만만치 않은 적수가 될 것임을 실감했다. 오랜만에 보는 ‘파스타’의 옛 얼굴들과 ‘골든타임’의 얼굴들, 그리고 뉴 페이스들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의 시너지를 발산했다.

기대감과 우려의 중심에 섰던 이연희의 연기는 성장’의 궤도에 오른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평을 해본다.(아직 극 초반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포텐’의 폭발은 좀 더 기다려볼 일이다.) 빨간 매니큐어를 칠하고 풍선껌을 씹어대는 이 귀여운 ‘언니’는 이제껏 우리가 봐왔던 ‘마녀들’과는 조금 다른 ‘마녀’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여고생 시절부터 남심을 제대로 흔들줄 아는 스킬을 터득했지만 절대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고, 같은 엘리베이터걸 동료들에게 왕언니로 군림하지만 불의를 당하는 동료를 보고 절대 참지 않는다. 그야말로 내면과 외모가 모두 화끈한 ‘진국의 언니’의 탄생을 알렸다.

‘미스코리아’가 단순히 한 여성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담는 드라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IMF 이후의 상황을 절절하게 묘사하면서 자본주의 안에 저당잡힌 다양한 인간군상을 묘사하는 솜씨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연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젊은 중소기업 사장과 그에게 빌려준 돈을 받아내야 하는 절박한 입장에 놓인 퇴물 깡패, 여성의 몸을 상품의 잣대로 판단하면서도 “네 몸은 소중한거야”라고 이야기하는 미용실 원장, 점심시간도 없이 일하다 CCTV를 피해 삶은 계란을 통째 입에 쑤셔넣어야 하는 엘리베이터걸. 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수다포인트
-마의 마원장님의 강렬한 한 마디, “재벌 딸도 태어날 땐 홀딱 벗고나와. 벗어!”
-오지영의 고교 시절부터 따라다니는 트레이드 마크, 빨간 매니큐어와 풍선껌. 뭔가 오묘한데요?
-역시 ‘응사’의 영향인지, 요즘 드라마들 90년대 고증 능력 대단한데요? 사극이 오히려 긴장해야 할듯.

글. 톨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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