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을 움직인 연예기획사는 어디일까? 2013년 매니지먼트 업계를 지배한 이슈를 살펴보면, 우선 한류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올해도 K팝을 중심으로 가수, 연기자들의 해외 진출을 촉진시킨 점을 꼽을 수 있다. 콘텐츠 제작 부문에서는 높아진 시청자, 관객들의 안목에 따라 이전보다 다각화된 콘텐츠를 제작, 기획하는 능력이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소규모 기획사들은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인수 합병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여기에 인터넷을 통한 연예인들의 사생활 노출이 잦아지면서 ‘위기 관리 능력’은 점점 매니지먼트 업계의 최우선 덕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텐아시아에서는 2013년을 정리하면서 올해를 움직인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15개를 선정, 성과와 장단점, 향후 나아갈 방향 등을 모색해봤다. (순서는 알파벳 순)
올해의 성과
한 때 원더걸스는 JYP의 상징이자 국민 걸그룹이었다. 원더걸스가 주춤한 사이 그 자리를 대신한 걸그룹이 바로 미쓰에이다. 엄밀히 말해 미쓰에이의 수지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 출연이 JYP와 수지가 선택한 ‘신의 한 수’였다. 일약 ‘국민 첫사랑’이 된 수지는 뭘 해도 사랑 받는 스타가 됐다. 올해에도 드라마 ‘구가의 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11월에는 본업(?)인 미쓰에이 2집 ‘허쉬’로 돌아왔다.
대부분 수지가 ‘JYP 소녀 가장’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수지 보다 더 높은 수익을 안겨다 준 이는 2PM이다. 올 3월과 5월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일본에선 4월 도쿄돔 무대에 올라 11만 관객 앞에서 짐승돌의 매력을 선보였다. 이 실황을 담은 DVD는 일본 내 차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선 다소 반응이 아쉬웠지만 멤버 개별적으론 뜨거웠다. 택연은 드라마 ‘후아유’를 통해 주연급으로 성장했고, 영화 ‘결혼전야’로 스크린 데뷔하면서 영역을 확장했다. 준호는 연기 데뷔작인 영화 ‘감시자들’에서 호평을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찬성 역시 드라마 ‘7급 공무원’, 영화 ‘레드카펫’ 등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2AM 역시 정규 2집 ‘어느 봄날’과 미니앨범 ‘녹턴’으로 감성 발라드를 전했다. 또 올해 초 발표한 일본 첫 정규 앨범 ‘VOICE’(보이스)가 타워레코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원더걸스에서 탈퇴한 후 솔로로 돌아온 선미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섹시를 무기로 ‘JYP 비밀병기’ 역할을 했다. ‘24시간이 모자라’는 발표 직후 국내 전 음원 차트에서 실시간 1위를 휩쓸기도 했다. 박진영이 참여하고 있는 SBS ‘K팝스타’를 통해 영입한 백아연이 앨범 ‘A Good Girl’,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OST 등으로 활동했고, 또 다른 ‘K팝스타’ 출신 박지민은 백예린과 ‘15&’를 결성해 ‘Somebody’를 선보였다. YG 소속의 ‘K팝스타’ 출신 이하이의 파괴력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JYP 수장 박진영도 새 앨범 ‘Halftime’을 들고, 다시 무대에 올랐다. 연말 공연과 ‘K팝스타’ 심사까지. 여전히 바쁜 ‘노장’ 댄스 가수다.지난해 영입한 배우 이정진(드라마 ‘백년의 유산’, 예능 ‘우리동네 예체능’), 윤박(드라마 ‘굿닥터’), 최우식(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라마 ‘특수사건 전담반 TEN2’), 박주형(드라마 ‘투윅스’) 등 배우 영역도 꾸준했다.
올해의 스타
지금의 JYP는 누가 뭐래도 수지다. 가수, 배우, 예능, CF 등 모든 영역에서 ‘일당백’ 역할이다. JYP의 ‘소녀 가장’이란 네티즌의 농담 섞인 수식어가 괜한 게 아니다. 드라마 ‘구가의 서’ 선택과 올해 미쓰에이로 돌아오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도 시기상 아주 적절했고, 성공적이다. 청순에서 섹시 카리스마까지, 그 누가 수지의 아성을 잡을 수 있을까. ‘수지앓이’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진영은 여전했다. 다소 뜬금없이 보이긴 하지만, 새 앨범을 들고 활동하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반갑다. 또 반가운 이는 선미의 복귀다. 원더걸스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돌아왔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스타다. 2PM은 올해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으나 택연, 준호, 찬성 등은 개별적인 연기 활동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2014년 계획
수지를 제외한다면, 올해 JYP에서 ‘빅이슈’를 만들어내는 스타는 다소 약했다. 그래도 JYP는 JYP다. 괜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획사 ‘빅3′ 중 한 곳이 아니다. 사실상 해체 수준인 원더걸스가 아쉽긴 하지만, JYP가 만들어낸 아이돌 그룹들은 활동을 이어간다. 2PM, 2AM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음악적 활동과 멤버 개별 연기 활동도 이어진다. 수지 그리고 미쓰에이를 비롯해 백아연, 박지민, 선미 등도 도약을 노린다. 무엇보다 내년엔 신인 아이돌 그룹 4팀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신인 보이 그룹에 대한 정보들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올해 비상장사인 JYP(미국법인, 일본법인, 중국법인, 에이큐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둔 곳)를 흡수, 합병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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