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 역시였다. 북미극장가가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로 인해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26일 북미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주말 22일부터 24일까지 무려 1억 5,807만 달러를 쓸어 담으며 1위에 올랐다. 이는 1편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이 개봉 첫 주에 벌어들인 1억 5,253만 달러를 살짝 넘어서는 성적일 뿐 아니라 역대 11월 개봉작 주말 오프닝 성적 1위에 해당한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인 ‘뉴문’, ‘브레이킹던 파트 1’, ‘브레이킹던 파트 2’를 모두 뛰어넘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헝거게임’이 ‘트와일라잇’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아래 표 참조)
역대 오프닝 성적
역대 11월 개봉 영화 오프닝 성적
역대 개봉작 오프닝 중에서는 ‘어벤져스’(2억 748만 달러), ‘아이언맨3’(1억 7,414만 달러),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파트2’(1억 6,918만 달러), ‘다크 라이트 라이즈’(1억 6,088만 달러), ‘다크 나이트’(1억 5,841만 달러) 이어 6위를 기록했다. 중간집계에서는 4위로 나타났으나(어제 타매체들이 보도한 순위), 최종집계 결과 ‘다크 나이트’에게 아쉽게 34만 달러 차로 뒤쳐지며 6위로 랭크됐다. 하지만 이 영화가 기록한 극장당 평균 수익 3만 7,971달러는 역대 다섯 번째로 좋은 에버리지로(아래 표 참조) 효율성 측면에서는 ‘다크 나이트’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 유행하는 3D가 아닌 2D 상영으로 일궈낸 성적이라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극장당 평균 수익 순위
정작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가 돌봐야 할 것은 해외시장이다. 북미에서 4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전작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의 경우 해외시장에서는 2억 8,323만 달러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둔바 있는데, 이번 시리즈는 해외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과연 ‘헝거게임’은 북미에서만 인기 있는 시리즈,라는 인식을 뒤집을 수 있을까. 참고로 ‘헝거게임’ 시리즈가 해외 시장에서 큰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로 원작소설(수잔 콜린스의 판타지 소설)의 인기가 스테파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이나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처럼 유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해외 시장에서의 제니퍼 로렌스 인기가 북미만 못하다는 점도 해외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의 등장으로 인해 경쟁작들은 조용한 주말 휴식을 보내야 했다. 먼저 지난주까지 극장가를 호령했던 ‘토르: 다크 월드’가 61.2%라는 큰 드롭률을 보이며 2위로 내려앉았다. 1,419만 달러를 더한 이 영화의 현재 북미누적수익은 1억 6,791만 달러. 이 영화가 3주 동안 벌어들인 금액을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가 단 4일 만에 챙겼으니 토르의 자존심이 적지 않게 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3위는 지난주 2위로 데뷔한 ‘더 베스트 맨 홀리데이’다. 역시 수익 낙폭이 크다. 58.5% 빠져나간 1,249만 달러가 이 영화의 2주차 주말 기록이다. 하지만 1,7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흥행에 대한 부담이 적다. 벌써 제작비의 3배에 달하는 5,036만 달러를 챙겼다.
2013.11.22-24 북미박스오피스 성적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와 같은 날 개봉한 간 큰 영화 ‘딜리버리 맨’은 794만 달러로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젊은 시절 정자 기증을 했던 한 남자의 생물학적 자식 533명 가운데 142명이 친부 소송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코미디 영화로 빈스 본이 주연을 맡았다. 최근 빈스 본의 흥행파워가 예전만 못한 느낌이다. 321만 달러로 8위에 앉은 ‘그래비티’는 누적 수익 2억 5,000만 달러를 앞에 두고 숨 고르기 중이다. 2억 5,000만 달러까지 450만 달러가 모자란 상태다. 이 와중에 매튜 매커너히, 제니퍼 가너 주연의 ‘달라스 비이어스 클럽’이 개봉관 수 확대와 함께 12위에서 10위로 진입했다.매튜 매커너히가 에이즈 환자 연기를 위해 체중을 14kg이나 감량해 눈길을 끈다. 지금까치 총 637만 달러를 벌어들였다.이번 주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개봉한다. 안데르센의 명작 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디즈니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가 떠오르는 신생 영화사 라이온스게이트의 자신감을 꺾을 수 있을까. 결과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를 위협하기엔 다소 힘이 부쳐 보이는 게 사실이다.
글,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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