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파워FM ‘박은지의 파워FM’의 DJ 박은지. 그녀는 손을 높이 들고 흔드는 것이 낮은 목소리 톤을 끌어 올리는 방법이라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SBS 라디오가 오전 7시 간판 시간대 DJ를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다. SBS는 2013년 가을 부분 조정의 일환으로 17년간 ‘이숙영의 파워FM’을 이끌어온 DJ 이숙영을 대신해 박은지를 새 얼굴로 내세웠다. 최근 SBS ‘웃찾사’를 비롯해 케이블채널 tvN ‘감자별 2013QR3’ 등의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 박은지를 통해 한층 젊어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겠다는 의도다.

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파워FM ‘박은지의 파워FM’(107.7MHz)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시간대가 갖는 무게감을 생각할 때 SBS가 박은지에 거는 기대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달 14일부터 생애 첫 DJ를 맡아 3주간 ‘박은지의 파워FM’의 DJ로 청취자를 만난 박은지의 표정에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부담과 자신감이 동시에 읽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선 공개된 ‘신입 박은지의 DJ 도전기’ 영상에는 박은지의 라디오 최종 리허설과 첫 방송, 프로그램 소코너 ‘박은지가 필요해’의 비하인드 영상이 담겼다. 박은지는 “첫 방송 때는 어떻게 시간이 지나는지도 모를 정도로 긴장했다”며 “자꾸 뉴스를 전할 때처럼 내려가는 목소리 톤을 올리기 위해 하루에 8~9시간씩 회의와 연습을 반복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박은지는 “‘박은지가 필요해’를 통해 여성팬이 증가해 정말 기쁘다”며 “외모 때문에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가 강해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싶었던 찰나에 라디오 제의가 들어와서 선뜻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연을 보낸 청취자가 일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 일을 돕고 프로그램 홍보도 하는 ‘박은지가 필요해’는 변화한 SBS 라디오의 방향성을 짐작케 한다. 이에 구경모 SBS 라디오 총괄 국장은 “최근 라디오의 청취 방식이 모바일과 다운로드 청취로 바뀌면서 SNS와 같은 청취자 참여 비중이 늘고 있다”며 “‘박은지의 파워FM’은 청취자와의 스킨쉽을 늘려 쌍방향 매체로 거듭나려 한다. 그 첨병이 박은지다”고 말해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가 높음을 감추지 않았다.

‘박은지의 파워FM’ DJ 박은지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깨고 대중과의 좀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처음에는 ‘박은지의 파워FM’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전임 DJ 이숙영이 17년간 DJ를 맡았기에 고정 청취자가 주를 이루는 라디오의 특성상 SBS 입장에서는 DJ를 전격 교체하는 것이 무리수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은지향 라디오2 CP는 “라디오는 일상과 밀접하므로 청취자들 입장에서는 DJ 교체에 반감이 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이수경이 SBS 라디오 개국 이래 17년간 ‘파워FM’을 맡으며 터전을 닦아놨기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은 CP는 “박은지의 라디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대단하다”며 “쉽지 않은 주6일 아침 생방송을 (박은지) 본인이 의욕적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런 노력을 청취자들도 알아주실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워크맨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테이프로 녹음하고 사연을 보냈던 세대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은지는 “프리 선언을 한 이후에 3년 내로 라디오 DJ를 맡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렇게 간판 프로그램의 DJ를 맡게 되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또 동 시간대에 전현무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기에 본인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냐고 묻자 “나는 의외로 재미있는 사람이다”며 “외모에서 오는 이미지 때문에 대중과 거리감이 있었는데 라디오를 통해 그 벽을 많이 허문 것 같다”며 “청취자와 교감을 이어가는 DJ가 되고 싶다. 친근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매일 아침 ‘박은지의 파워FM’을 들어주시는 많은 청취자에게 활력과 응원을 전할 수 있는 방송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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