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과 들국화가 2일 나란히 신곡을 공개했다. 조용필은 통산 19집이자 10년 만의 신보
오후 4시 서초동에 위치한 조용필의 소속사 YPC프로덕션에서는 조용필의 새 앨범 전곡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미디어 리스닝 파티’가 열렸다. 이곳에 모인 약 30여명의 기자들은 조용필의 신곡 하나하나가 공개될 때마다 미간을 찌푸리며 집중했다. 그 집중도가 대단해 분위기가 살벌할 정도였다.
미리 들어본 조용필의 신보는 대단한 파격이다. 놀랍게도 조용필은 신보에서 트렌디한 일렉트로니카 댄스뮤직부터 영국 브릿팝 스타일까지 젊은 감성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랄까?
버벌 진트가 피처링한 타이틀곡 ‘헬로’를 비롯해 ‘충전이 필요해’, ‘서툰 바람’ 등의 곡들은 록 음악에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과감하게 가미됐다. 언뜻 듣기에 조용필의 노래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다. 또한 조용필은 놀랍게도 최근 오토튠(auto-tune)을 통한 보컬 이펙팅까지 시도했다. 위 곡들은 실제 악기와 전자음의 배합이 훌륭하다. 라이브를 한다면 댄서보다는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함께 하는 것이 어울리는 음악이다. 반면 ‘그리운 것은’은 완전한 일렉트로니카 댄스 뮤직(Electronic Dance Music)으로 클럽에서 춤추며 듣기에 어색함이 없는 곡이다. 이 곡은 대중음악인인 조용필의 파격이 어디까지 가능할 지에 대한 대답과 같은 곡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조용필은 ‘바운스’, ‘널 만나면’에서 젊은 감성의 록을 들려준다. ‘바운스’는 사운드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면서도 최근 국내 인디 록에서 들어볼 수 있는 감성과 가깝다. ‘널 만나면’는 마치 버글스의 노래 ‘Video Killed The Radio Star’의 재기발랄함을 떠올리게 한다.
조용필의 변신에 대해 YPC 프로덕션 조재성 실장은 “조용필 본인은 오히려 덤덤하다. 어떤 것이 조용필의 색일지는 대중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조용필이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길 원했다. 조금이라도 좋은 음악이 있다면 선점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들국화는 오후 8시 합정동 인터파크아트센터에서 콘서트 ‘다시, 행진’의 프리뷰 공연을 열고 신곡을 최초로 공개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라이브로 활동해온 밴드답게 신곡도 라이브로 들려준 것.
27년만의 신곡인 ‘걷고 걷고’와 ‘노래여 잠에서 깨라’는 각각 다른 모습의 들국화였다. 피아노로 시작하는 발라드 ‘걷고 걷고’에서 전인권은 중후한 음색으로 노래를 시작하더니 특유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폭발적인 감성을 토해냈다. ‘행진’는 또 다르게 가슴을 마구 두드리는 곡으로, 들국화 특유의 서정을 간직한 또 하나의 명곡이 탄생한 순간이다. ‘노래여 잠에서 깨라’는 로킹한 곡으로 상당한 스케일을 지녔다. 변화무쌍한 진행 속에서도 들국화의 개성이 잘 살아있는 곡이다.
두 곡은 전인권의 가사에 최성원이 곡을 이어 붙였다. ‘노래여 잠에서 깨라’에 대해 전인권은 “아내가 잠이 많다. 정신 차려라. 예전처럼 사랑하자는 의미로 쓴 가사”라고 설명했다. 이 곡들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최성원은 “녹음도, 편곡도 안 된 날 것”이라며 “곡은 사람과 같이 의도와 다르게 간다. 이 곡들이 앞으로 공연을 거듭하면서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들국화는 4월 4일부터 14일까지 인터파크아트센터에서 ‘2013 들국화 10일간의 콘서트 - 다시 행진’이란 타이틀로 총 10회 공연에 나선다. 최성원은 “1, 2집 거의 모든 곡을 엮어서 메들리로 들려줄 것”이라며 전했다.
사진.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컴퍼니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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