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박스오피스 | 할리우드, 북한과 사랑에 빠졌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아이.조2>가 드디어 개봉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지.아이.조2>는 지난해 6월 출격 예정이었으나, 개봉을 한 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공개를 연기했다. 파라마운트가 밝힌 개봉 연기 이유는 3D 컨버팅.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편의 주인공 채팅 테이텀의 분량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얘기부터 작품상의 결함이 있다는 추측 등 무성한 뒷말이 나돌아 궁금증을 키웠다. 이유야 어쨌든, 결과는 1위 등극이다. 여러 가지로 마음 졸였을 파라마운트로서는 마음을 한시름 놓게 됐다.



북미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지.아이.조2>는 3월 29일부터 3월 31일 까지 4,12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1위로 데뷔했다. 전편인 <지.아이.조1>의 오프닝 기록인 5,470만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어차피 <지.아이.조2>가 노리는 건 북미가 아닌 세계시장이다. 실제로, 북미에서 제작비보다 적은 1억 502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친 <지.아이.조1>이 2편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해외 팬들의 공이 컸다. 이를 증명하듯 <지.아이.조2> 역시 해외에서 선전하는 중이다. 해외에서 8030만 달러를 더한 영화는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총 1억 3,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상태. 개봉 첫 주에 제작비 1억 3,000만 달러를 모두 회수한 셈이다. 파라마운트는 이번 편의 성적을 보고 3편 제작을 확정할 계획인데, 지금의 상황이라면 하얀 복면을 쓴 이병헌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사례를 보여주는 <크루즈 패밀리(The Croods)>는 2위로 한 단계 순위 하락했다. <크루즈 패밀리>는 파라마운트와 이별한 드림웍스가 폭스와 손을 잡고 내놓은 첫 작품이다. ‘디즈니/픽사’-‘파라마운트/드림웍스’의 양강체제에 태클을 걸어왔던 폭스가 본격적으로 드림웍스와 집안 살림을 차림으로서 미국 애니메이션계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만큼 <크루즈 패밀리>의 성적에 비상한 관심이 모이는 게 사실. 개봉 2주차에 개봉관수를 늘린 것에서도 드림원스와 폭스의 야심이 읽힌다. 주말 성적 2650만 달러를 더해 지금까지 <크루즈 패밀리>가 북미에서 벌어들인 성적은 8,861만 달러다. 제작비 1억 3,500만 달러에 비하면 갈 길이 너무 먼 게 아니냐고? 이미 북미 외 지역에서만 1억 3,865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니 흥행에 큰 부담은 없어 보인다. 영화의 국내 개봉은 5월 16일. 가족애니메이션임을 강조라도 하듯 국내배급사는 <크루즈>라는 제목을 <크루즈 패밀리>로 바꿔 달았다.



할리우드, 북한과 사랑에 빠졌나?



박스오피스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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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타일러 페리다. 타일러 페리는 북미지역에서 ‘블랙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흑인 극작가 겸 배우다. 투자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로 유명한 타일러 페리가 내 놓은 신작영화 <타일러 페리스 템테이션(Tyler Perry’s Temptation)>은 3위로 데뷔했다. 타일러 페리가 직접 쓴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흑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22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지난 주 2, 3위였던 <올림푸스 해즈 폴른>(Olympus Has Fallen)과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이 나란히 4,5위로 두 계단씩 내려앉았다. 이 중 국내 팬들의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북한을 소재로 한 <올림푸스 해즈 폴른>. 1위에 오른 <지.아이.조2>에도 북한이 등장하고 있는데, 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공산국가라는 점에서 북한은 할리우드가 즐겨 찾는 나라가 된 듯하다.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

제 2위 <트와일라잇>? NO!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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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는 제2의 <트와일라잇>이 될 수 있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힘들어 보인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작가 스테파니 메이어의 신작을 영화화 한 <호스트>는 6위 데뷔에 그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같은 기간 <호스트> 속 청춘남녀들의 삼관관계가 길어올린 성적은 1100만 달러. 뱀파이어의 ‘강림’을 가장 먼저 만나기 위해 텐트까지 치고 밤을 지새웠던 <트와일라잇>의 팬들이 <호스트>엔 없다. 이렇게 되면, <트와일라잇>이 빠진 10대 시장은 제니퍼 로랜스의 <헝거게임> 시리즈가 당분간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궁금하다, 이영화! <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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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상영관 확대로 고무됐던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순위와 수익 모두에서 내려앉았다. 수익하락보다 눈여겨봐야 할 건 극장 수 감소다. 흥행 성적에 따라 상영관을 점차 늘려나가는 ‘롤아웃’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영화인만큼 상영관 감소가 아쉽다. 지난 주 보다 81개 줄어든 194개관에서 17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스토커>가 북미지역에서 올린 매출은 147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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