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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여배우 정지희(민지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죽음의 이면에는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상납까지 해야만 하는 추악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소속사와의 불공정 계약은 그녀의 숨통을 더욱 더 옭아맨다. 결국 정지희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맨땅뉴스 이장호 기자(마동석)는 정지희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진실을 파헤친다. 여검사 김미현(이승현)은 정지희를 무참히 짓밟은 가해자를 처벌하고자 동분서주다. 하지만 정지희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거대 언론사 대표 등 사회 유력 인사들에겐 ‘계집 하나 죽은 것’, 그 뿐이다. 죄책감, 당연히 없다. 단지 재수가 없었을 뿐이다. 영화 <노리개> 속 현실이자 곧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래서 무섭다.



관람지수 10.

연예계 성상납 사건을 직접적으로 들춰낸 용기와 패기에 박수를. 짝짝짝! –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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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리개>는? 그간 뉴스를 통해 접했던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직접적으로 들이댔다. 특히 2년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특정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당시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건의 정황 등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때문에 이 영화는 분명 가공의 이야기인 동시에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자행되고 있을 수 있는 ‘진행형’인 사안이다. 이처럼 연예계의 이면을 직접적으로 들춰낸 용기와 패기는 인정받을 만하다. 얄팍한 상술에 의해 자극적인 성상납 소재를 꺼내들진 않았을까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 <노리개>는 적어도 상술만을 노리고 접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성상납은? 화려한 연예계에 드리워진 그림자다. 실제 연예계가 이럴까 싶지만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실태조사’(2010)에 따르면, 여성연기자의 60.2%가 방송 관계자나 사회 유력 인사에 대한 성 접대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 또 술시중을 들라는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여자 연예인도 다수다. 무섭지만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리개>는 성상납이란 민감한 소재를 깊숙이 파고들진 못했다. 아쉬움으로 남는다. 익히 알고 있는 특정 사건을 연상시키는 게 전부고, 그 사건의 재구성에 그치고 만다. 수박 겉 핥기 식의 현상만 보여줄 뿐 연예계의 속내까지 깊게 들여다보진 않는다. 아무래도 좀 더 철저한 조사를 통해 근본적인 원인까지 콕콕 찍어주길 기대했던 모양이다.



결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영화에서든, 현실에서든 한 여성의 안타까운 죽음만 있을 뿐이다. 그 여성을 무참히 짓밟았던 유력 인사들은 처벌도 피해간다. 실제 목격자의 증언과 구체적인 증거가 더해져도 바뀌는 건 없다. 이 같은 현실(영화 속 현실이든 진짜 현실이든)을 잊지 말라고,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전달력은 약한 편이다. 제대로 된 판결을 하지 못한 법정을 꼬집기도 하고, 연예계에서 성상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면을 추적하기도 한다. 어느 하나에 집중했다면 전달력도 배가 됐을 듯싶다.



배우는? <이웃사람> <반창꼬> <범죄와의 전쟁>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마동석이 주연으로 나섰다. ‘기자’란 직업 그리고 조연일 때와는 분명 다른 부담감이 있었을 터.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길. 희생당한 여배우 역은 tvN 드라마 에서 매혹적인 향단 역으로 인상을 남긴 민지현이 열연했다. 이 외에 이승연, 기주봉, 서태화 등이 출연했다. 기획부터 각본 연출까지 도맡은 최 감독은 2년 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특정 사건을 접한 뒤 영화화를 결심했다. ‘연예계의 어두운 그림자를 인지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기획 의도에 충실했다. 마운틴픽쳐스가 제작했고, 영화 <26년>을 배급했던 인벤트 디가 배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18일 개봉.



사진제공. 마운틴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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