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에 도전 중인 손담비는 “요즘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MC에 도전 중인 손담비는 “요즘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MC에 도전 중인 손담비는 “요즘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 주먹만한 얼굴에, 그야말로 사슴같은 눈망울. 에스프레소 한 잔 앞에 두고 슬픈 눈으로 창 밖을 가만히 바라보는 모습이 어울릴 법한 이 여자, 기민한 동작으로 옷을 1분여만에 갈아입고 나와 바로 카메라 앞에 선다. 셔터 소리가 들릴 때마다 자유자재로 바뀌는 포즈. 그야말로 프로 모델처럼 보인다. 가수와 배우를 거쳐, MC라는 새로운 명함을 내밀고 있는 손담비다. 편안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인터뷰에 임한 그에게는 촬영할 때의 도도함은 온데간데 없다.

화이트. 블랙. 블루. 손담비가 소화하는 모노톤의 미니 원피스는 마치 가수와 배우를 거쳐 MC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손담비의 세가지 색깔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쉬퐁을 덧대 여성스러움을 강조했지만 전반적인 룩은 아나운서의 단정한 수트를 연상시키는 화이트 원피스는 손담비의 팔색조 매력을 한꺼번에 표현한 패션이라고 생각됐다.

Q. 촬영에 임하는 자세와 속도에 사진기자도 혀를 내두르더라. 사진 촬영으로 1시간30분은 예상했는데, 30분만에 마쳤다.
손담비 : 워낙 빨리 빨리 일을 하는 편이다. 광고 찍을 때도 마찬가지이고,호호. 그렇게 예전엔 달리기만 한 것 같다. 4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스물다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하고, 내내 일하고… 서른이 되니까, 막상 걱정한 것 보다 괜찮네.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고나할까.

Q. 햇수로 데뷔 7년, 최근 MBC뮤직 <손담비의 뷰티풀데이즈>의 MC로 또 다른 변곡점을 찍고 있는데. 연습생 시절부터 단짝인 가희와 스타일리스트 채한석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소감이 어떤가.
손담비 : 아휴, ‘뷰티’ ‘패션’ ‘라이프’까지 다 녹화해야 하니 이틀간 새벽 6시부터 촬영이다. 한석오빠는 마흔인데, ‘라이프’ 한 번 찍으면 녹초다. 하지만, 패션 이야기만 나오면 (손을 입 앞에 가져다 대며) ‘모터’가 달린다,하하.

Q. 아닌게 아니라, 당신이 입고 나오는 패션도 화제다. 모델 혜박이 출연했을 때 당신이 신었던 구두라든가, 송경아 출연했을 때 당신이 입었던 옷이라든가…
손담비 : 내 개인 소장품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을 맡았던 계기 중 하나가, 협찬을 받지 말고 내 옷장에서 골라보자는 것도 있었다.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 싶었고.

Q. 패션 프로그램에서 협찬 없이 진행한다니, 쉽지 않은 결정 아닌가.
손담비 : 사실 7년간 함께 일한 스타일리스트와 과감히 결별하고, 현재 그룹 샤이니의 스타일리스트이기도 한 최민혜와 손을 잡았다. 방송에서 선보이는 것은 내 아이템도 있고, 스타일리스트의 특이한 소장품도 있다.

Q. 스타일리스트를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손담비 : 한석 오빠를 보면서 느끼는 것도, 참신하면서 아이디어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수로서 무대에서 자신만의 콘셉트를 살려줄 의상을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도 한 몫했다. 최민혜 스타일리스트는 영국에서 공부하고 온 지 얼마 안 되어 아이디어가 많은 것 같다, 호호.

팔색조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손담비
팔색조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손담비
팔색조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손담비

Q. 2011년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MBC <빛과 그림자>의 유채영을 통해 배우로 호평을 받았지만, 워낙 길게 방송된 작품이라 촬영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손담비 : (고개를 절레절레) 64부작! 다시는 못 할 것 같다,하하. 배운 것도 많았지만 차기작을 고르려 해도 선뜻 결심이 안 서는 것도 사실이다,하하. 요즘도 <장옥정, 사랑에 살다> <구가의 서> 등 드라마를 간혹 챙겨보고 있다.

Q. 연기수업은 어떻게 받았는가.
손담비 : 자기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습에 빠지다 보면 기계적으로 흐르기 쉽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2009년 SBS) <드림> 때는 그게 심했다. <빛과 그림자>는 선배님들이 워낙 많아서 저절로 연기 수업이 되었던 것 같다.

Q. 어떤 영화 장르를 좋아하나. 출연 계획은 있는지.
손담비 : 로맨스를 좋아한다. ‘딥’한 걸 좋아하는 편이다. 액션은 출연하면 잘 할 수 있을 듯 한데, 솔직히 관람하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예컨대, <아이언맨> 보다는 <로마 위드 러브>가 더 끌린다. 조쉬 하트넷을 좋아한다.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를 보고 빠져 들었다. (잠시 허공을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여주인공도 그렇고, 참…괜찮은 영화다.

Q. 현재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이름을 걸고 방송되는데, 책임감이 더 클 것 같다.
손담비 : 일에 욕심이 많은 편이다. 가수 활동도, 광고 촬영도 혼자 많이 했는데, 친한 사람들과 함께라 이번엔 개인적인 삶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유쾌 상쾌하게 하고 있다. 나는 사실 ‘뷰티’는 잘 모른다. 오늘도 메이크업용품을 하나도 안 챙겨와서 스타일리스트의 립스틱을 그냥 덧바르고 있다,호호. 프로그램을 하면서 배우고 있다. ‘라이프’ 부분이 인기가 많다. 스케이트나 자전거도 타고, 요가도 하고..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는 코너다.

손담비는 스트레스를 쌓아두기 보다는, 훌훌 털어내는 스타일이다.
손담비는 스트레스를 쌓아두기 보다는, 훌훌 털어내는 스타일이다.
손담비는 스트레스를 쌓아두기 보다는, 훌훌 털어내는 스타일이다.

Q. 듣다보니 일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점점 든다. 어떤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가.
손담비 : 일을 장기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하지만, 쌓아놓는 편은 아니다. 전화해서 이야기하고, 푼다. 뒤끝은 없다. 요즘은 기분이 좋은 편이다. 가끔 술을 마시면 ‘딥’해진다.

Q. ‘딥하다’는 표현을 즐기는데, ‘우울하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
손담비 : (손을 파도치듯 흔들어 보이며) 올라갔다 내려왔다 변화가 있는 편은 아니다. 화나면 바로 푼다. 남자같은 성격이다. 감정 기복이 별로 없다는 건, 확실히 목표를 이루기는 좋은 성격 같다,하하.

Q. 사실 연예계에서 감정 기복이 없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손담비 : 데뷔 때부터 많이 혼났던 터라 사장님은 아직도 어렵다,호호. 돌직구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다. O형이라 ‘욱’하는 성격이지만, 일할 때는 예민하다. 그래서 살이 빠지기도 한다. 쉴 때는 하와이나 LA에 여행을 다녀오곤 하는데, 옷이 안 맞을 정도로 살이 붙었다 일을 시작하면 빠져버린다.

Q. <뷰티풀데이즈>에서 공개구혼을 했는데.
손담비 : 아휴, 방송 나가고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호호. 이상형은 따로 없다. 자상한 스타일, 그리고 키는 컸으면 좋겠다. 평소에 커피숍에서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해서 파파라치가 나를 쫓았다 그냥 갔다는 말도 있었다.

Q. 요즘 뷰티 프로그램은 시즌제로 운영되던데, 방송 계획은 어떤가.
손담비 : 곧 세부에 가서 11, 12회를 촬영하는데 그게 시즌1의 마무리다. 세부에 가서 패션과 해양스포츠를 선보이는 콘셉트가 될 것 같다. 시즌2를 하게 되면 MC로서 좀 더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스커트 자락을 손에 쥔 모습이 훨훨 날아가는 것만 같다.
스커트 자락을 손에 쥔 모습이 훨훨 날아가는 것만 같다.
스커트 자락을 손에 쥔 모습이 훨훨 날아가는 것만 같다.

Q. 가수와 배우, MC 활동을 모두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 더 끌리는 분야가 있는가.
손담비 : 각자의 매력이 다 있는 것 같다. 6월에 디지털 싱글을 내고 가수로도 컴백하고, 배우 활동은 조금 천천히 고르려고 하지만 액션이나 ‘국민적 못된 애’ 같은 악역 등 센 캐릭터를 맡고 싶다.

Q. 햇수로 데뷔 7년, 앞으로 7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손담비 : MC로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싶지만, 가수와 배우로는 엄정화 선배님을 닮고 싶다. 늦어도 서른다섯에는 좋은 짝을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 물론 일은 계속하고!

글. 이재원 jjstar@tenasia.co.kr
사진.이진혁 eleve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 더 자세한 이야기와 다양한 사진은 월간지 <10+star> 6월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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