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1. 올 초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시청률 면에서는 10~15%대를 기록하며 SBS 월화드라마로 편성된 <야왕>보다 평균 10%포인트 가량 낮았다. 그러나 방송 프로그램 앞뒤로 붙는 광고의 단가는 화제성 면에서 <야왕>을 앞질렀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더 높았다.

# 사례 2. MBC 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에서는 50%대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는 반면 본방송 시청률은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화된 시청률 외에 달라진 시청자들의 방송 소비 행태에 대한 반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사례다. 인터넷의 발달에 이어 2010년 스마트폰 보급 1,000만대를 넘어서면서 젊은 층의 ‘TV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1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들의 시청행태가 시청률로 연결되는 정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나타난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30대 이하 연령층의 시청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40대 이상 연령층은 비슷하거나 60대의 이상의 경우 오히려 늘어났다.

" />MBC <무한도전>

이는 최근 밤 10시대 드라마나 11시대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과도 연관이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의 11시대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한자리수대로 몇년 전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는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의 선전이라는 요소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젊은 층은 TV가 아닌 다른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출퇴근 시간 스마트폰을 통해 전날 놓쳤던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들의 모습이 흔해진 것이나 IPTV 등을 통한 콘텐츠 소비의 증가도 이를 반영한다. 실제 통계 상으로도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지난 3년간 하루 2시간 30분 가량의 미디어 이용시간이 늘어났다.

업계에서 TV와 모바일기기의 정보를 동시에 집계하는 ‘통합패널’ 방식을 추진중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TV와 스마트폰, PC를 이용하는 패널들을 선정해 이들의 이용행태를 분석하는 모델로 이른바 ‘통합시청지수’를 측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즉, TV뿐 아니라 개인의 다양한 미디어 이용행태를 분석해 객관화하는 작업인 것이다. 여기에는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보여지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피드백도 반영된다. 현재 닐슨코리아는 약 1,000명 가량의 패널을 모아 이같은 통합패널 방식을 추진중에 있다.

달라진 시청행태 (자료:닐슨코리아)

닐슨코리아의 황성연 선임연구원은 “내년께 콘텐츠 이용에 대한 통합지수 발표를 목표로 패널을 관리하고 선택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적어도 5,000명 이상은 돼야 대표성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CJ E&M 또한 지난해 2월부터 닐슨코리아와 함께 ‘스마트미디어환경의 콘텐츠 소비 행동 측정 모델’(COB)을 개발, 6월 초부터 ‘콘텐츠 파워지수’(CPI)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검색량과 관련 기사 구독자 수, 소셜미디어 언급 횟수 등을 합산한 수치로 현 시청률만으로는 해석이 어려운 소비자들의 행동 측정을 통해 시청률의 보완 지표로서 활용성을 제시한다는 게 이같은 집계의 목적이다.

물론 이같은 새로운 집계 방식 구축에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통합패널 방식의 경우 PC와 스마트폰 이용 행태 분석에 있어 개인 정보 유출의 가능성이 있으며 온라인상 검색과 언급횟수 등은 일정 정도 조작이 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의 황성연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다른 어느 국가보다 스마트폰이나 PC보급을 통한 변화 폭이 크기 때문에 통합지수를 산출하는 데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방송사, 시청률조사회사, 광고주가 머리를 맞대고 지속적인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MBC
자료제공. 닐슨코리아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