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감독 / 사진제공=NEW


권혁재 감독이 영화 '검은 수녀들'에는 드라마적 요소에 집중해 연출했다고 밝혔다.

23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을 연출한 권혁재 감독을 만났다.'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015년 개봉해 544만 명을 동원한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의 후속작이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선보인 권 감독은 "떨리고 설렌다. 다양한 해석의 후기들을 보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에 강점을 둔 부분을 봐주신다는 게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은 K오컬트물을 개척했다고 평가 받은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 격. 권 감독은 "K오컬트라고 명명돼는 장르에 여러 의견이 있을 것 같다. 제 생각에 오컬트는 초자연적인 힘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K오컬트는 '운명'에 주인공들이 어떻게 대하느냐를 다루는 것 같다. 운명에 어떻게 대처해가고 연대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숙명을 바꿔 새롭게 변화할 것이냐'는 논제를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장르가 오컬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수녀들'은 두 수녀가 운명에 저항하고 깨고 나가려는 순간들을 담은 영화다. 잘 담기면 관객들에게 울림도 줄 수 있고 오컬트적인 매력도 선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영화에서 유니아 수녀(송혜교 분)와 미카엘라 수녀(전여빈 분)는 악령 들린 소년을 구하기 위해 천주교식 구마뿐만 아니라 한국의 무속 신앙, 서양의 점술 도구인 타로 카드도 동원한다. 이는 무조건 아이를 살리겠다는 두 수녀의 절박함을 나타낸다. 권 감독은 "이 점이 (영화적) 신선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타로, 무속 신앙 등의 공통점은 운명을 다룬다는 점이다. '운명'이 이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극 중 구마의식, 굿 장면 등은 종교인, 무속인을 비롯해 여러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영화적 창작을 더해 연출했다. 권 감독은 "어떤 신앙이든 각자의 의식과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절실한 마음, 치성을 드리는 마음이었다. 그 부분을 짚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분명 많은 자문을 받았는데도 한 장면 한 장면 고민이 많았다. 밤에 우산 쓰고 가서 동네 성당 문을 똑똑 두드리기도 했다. 신부님한테 여쭤보니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검은 수녀들'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