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자들' 여경래 셰프가 '흑백요리사' 초반 탈락에 대해 이야기했다.
17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은 '이 길이 내 길일까'를 주제로 50년 차 베테랑 중식셰프 여경래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여경래는 '흑백요리사'의 인기에 대해 "최근 홍콩에 갔는데 외국인들이 '셰프 여~' 라고 부르더라. 인기를 실감한다"고 밝혔다.'흑백요리사' 경연 초반에 탈락한 여경래는 "이렇게 히트할 줄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정신 차려서 더 올라갈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올해 1월에 촬영했는데,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6시까지 24시간을 찍는다. 나이가 있 다보니 떨어져도 좋더라. 이제 집에 가서 잘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중식계 레전드로 불리는 여경래의 '흑백요리사' 출연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제작진 6~7명이 찾아와서 출연을 제안했다. 나는 웃으면서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데'라고 말하면서도 '참가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장난삼아 출연했다"고 밝혔다.
출연 전 자신감 충만했던 여경래는 "내가 한 방에 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당시에는 나도 사람인지라 창피했는데, 1대1 대결한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씨와의 장면에 달린 댓글을 보며 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이구나, 아직 살아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여경래는 중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슬하에서 남동생 여경옥 씨와 함께 자랐다. 5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생활고에 시달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팔고 남은 막걸리를 마셨다고 고백했다.중학교를 막 졸업한 15살에 어머니의 권유로 중국집에서 일하며 중국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여경래는 "첫 월급을 6,000원 받았는데, 7년 후 호텔 식당 서열 2위가 되어 월급이 100배 인상됐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요리를 시작해 느낀 절망. 하지만, 아무도 구원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게 된 그는 "화교라는 특별한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중식셰프가 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구렁텅이에서 나를 꺼내준 건 결국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경래 셰프의 '강연자들' 출연에 친동생 여경옥 셰프, 10년 제가 박은영 셰프가 영상편지를 보내온 가운데 '흑백요리사' 대결 상대였던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이 깜짝 등장했다. 여경래는 "요즘 임태훈 식당 웨이팅이 7~8시간이라고 하더라. 거기 가서 먹지 마라. 한가해지면 가라"고 농담을 던졌다.
임태훈은 "방송 전에 만나서 '제자로 받아달라'고 했는데, '좀 더 보자'면서 거리를 두시더라"고 밝혔다. 이에 여경래는 "제자는 사람 됨됨이를 봐야 하는데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하더라. 이제는 내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김은정 텐아시아 기자 e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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