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장사천재 백사장2' 캡처


tvN ‘장사천재 백사장2’ 아낌없이 퍼주는 백종원의 공짜 미끼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폭탄 계란찜’을 오픈 기념 서비스로 제공, 장사 이틀만에 손님 포텐이 터졌고, 음식을 맛본 현지인들도 호평했다.

시청률도 상승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2’ 2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평균 6.1%, 최고 9.1%, 전국 가구 평균 5.7%, 최고 8.0%를 나타냈다. 이는 전국 가구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으로, 케이블-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도 자체 최고 기록인 수도권 기준 2.7%, 최고 4.2%로 전채널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전국 기준으론 2.8%, 최고 4.1%를 나타냈다. (닐슨코리아 제공)=이날 방송에서는 손님들의 심리를 꿰뚫어 보고,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백종원의 천재적 노하우가 진가를 발휘했다. ‘노란색’으로 단장한 한국식 주점 ‘반주’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너무 ‘힙(Hip)’해져버린 가게 분위기가 낮 장사의 주요 타깃인 장년층에겐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결국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반주’는 빠르게 첫 장사를 마감했다.

그래도 가능성은 발견했다. 한식 메뉴에 대한 ‘산 세바스티안’ 현지인들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손님들은 주문한 메뉴를 남김 없이 맛있게 즐겼다. 총 매출액 389유로로 경쟁 업체 7개의 식당 중 5위를 차지, 매출 경쟁에서도 희망의 싹이 보였다. 창업 첫 날 간단하게(?) 장사에 나섰던 것에 비해 준수한 성적으로 백종원과 천재 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사진=tvN '장사천재 백사장2' 캡처
의욕이 불타오른 백종원은 천재적 전략을 쏟아내며 매출 증대를 시도했다. 첫 번째 전략은 너무 ‘힙’해진 가게 분위기에 무게감을 심어주기. 야외 테이블에 흰 테이블보를 깔아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둘째, 주문량이 현저히 낮았던 ‘도리뱅뱅’의 가격을 인하했다. 다른 메뉴들에 비해 높은 가격에 저항이 있었던 것 같다는 분석이었다. 셋째,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싶게 하는 임팩트 강한 시그니처 메뉴 개발. 백종원은 자신의 포장마차 프랜차이즈의 히트 상품이었던 ‘폭탄 계란찜’을 선택했다. 마지막 결정적 전략은 바로 ‘미끼’. 폭탄 계란찜을 오픈 기념 ‘공짜’로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백사장의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는 (손님들의) 벽을 허무는 게 중요하다. 내 메뉴를 자꾸 접하게 해야 한다. 아낄 필요 없이 무조건 퍼줘야 한다”는 평소 창업 지론이 반영된 미끼 전략은 결정적인 한수였다. 시선이 닿는 곳에는 빠짐없이 부착해둔 오픈 기념 이벤트 포스터를 보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급기야 장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대기하는 손님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장사 첫 날, ‘반주’에 들어오기 꺼려했던 장년층 손님들도 하얗게 깔려있는 테이블보를 마음에 들어하며 자연스럽게 야외 테이블에 착석했다. 장사를 시작한 지 4분만에 5개의 테이블에 손님들이 착석했고, 금세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이탈리아 나폴리에 이어,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서도 펼쳐진 ‘백종원 매직’이었다.

매출 증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 이벤트도 있었다. 오픈 첫 손님으로 방문했던 할아버지 손님이 ‘반주’에 대한 기사가 실린 현지 신문을 선물로 가져왔다. 게다가 쪽지에까지 적어온 한국어로 서툴지만 정확한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까지 건네고 갔다. 스페인에서는 첫 손님에게 무료로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는 설명에 돈을 받지 않고 쿨하게 보내드렸던 홀매니저 존박의 센스있는 대처가 불러온 나비 효과였다.
사진=tvN '장사천재 백사장2' 캡처


이처럼 장사의 기운이 ‘반주’로 몰리며 매출 상승을 기대케 하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운영 도전의 조건도 공개됐다. ‘반주’가 골목에서 매출로 3위에 등극하면 스페인 2호점이 열린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2호점의 위치였다. 미슐랭 식당이 밀집된 ‘핀초(Pintxo) 골목’이었던 것. 그곳엔 신선하고 다채로운 재료들의 핀초를 판매하는 바(Bar)가 즐비했다. ‘반주’ 2호점이 될 가게는 그 메인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에 자리잡고 있었다. 백종원이 사전 답사 당시, “여기 가게들은 넘사벽이다. 이 동네는 안 될 것 같다. 우리가 들어올 상권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던 바로 그 골목이었다.

2호점을 직접 방문해 눈으로 확인한 직원들은 희망에 부풀었다. 특히, 백사장의 든든한 오른팔 이장우는 “여기서 장사하는 내 모습을 그려봤는데 스스로가 멋있었다”며 2호점에 욕망(?)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홀 매니저 존박 역시 1호점에 비해 작은 규모를 확인하고 “바에 한 명, 홀에 한 명, 주방에 한 명이면 충분하다”며 벌써부터 인력 배치를 고민하는 등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백사장은 이들의 부푼 기대를 한 방에 무너뜨렸다. “나 같으면 이 가게 절대 인수 안 한다”고 운을 뗀 그는 주로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상권에서 화려한 핀초들에 이미 현혹되어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어떻게 끌 것인지가 문제라며 진심으로 ‘포기’를 고민했다. 제대로 준비가 안된 대책 없는 창업으로 창업 비율만 올리고, 인테리어에 비용을 낭비하는 것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과연 순항 중인 스페인 1호점 ‘반주’가 매출 3위를 달성해 2호점을 창업할 수 있을지, 한식당을 창업하기에는 최악의 조건을 지니고 있는 2호점을 장사천재가 살려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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